트럼프 "美 기업 실적, 분기 아닌 반기별 보고로 바꿔야"

비용 절감·경영진 회사 운영 집중 가능…1기 때부터 주장

투자자·감독기관의 정보 접근 기회 감소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장기업의 재무 정보 공시 주기를 기존 분기별에서 반기별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진이 회사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 50여년간 분기마다 실적 보고서를 공개해 왔지만, 유럽의 많은 시장에서는 연 2회 보고가 일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중에도 같은 제안을 해, 당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검토에 나섰지만, 규정 변경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제안 역시 규제당국의 다단계 심사를 거쳐야 실제 규정으로 적용될 수 있다.

SEC는 이번 제안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를 주요 정책 기조로 삼아 기업의 정보공개 의무를 줄이는 조치를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재무부가 자금세탁 방지 규정에 따른 국내 기업의 실소유자 보고 의무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외국 기업은 여전히 실소유자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당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미국의 번영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기업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어도, 투자자와 감독기관, 일반 대중이 기업 정보를 접할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정보는 투자자들이 자산 운용 결정을 내리고, 감독기관이 금융 범죄를 감지하며, 대중이 기업 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계획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경영진은 복잡한 보고서 작성과 실적 발표 후 이어지는 분석가들의 질문 대응에 드는 시간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줌 커뮤니케이션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위안은 분기 실적 발표의 틀에 박힌 내용을 "지루하다"고 표현하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자신의 아바타가 대본을 읽고, 이후 본인이 직접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은 분기 보고가 기업의 단기 실적에 집중하게 만들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이 분석가들의 예상치를 낮춰놓고, 이를 상회하는 결과를 발표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관행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방증하듯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분기 실적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80% 이상이 분석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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