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과 붉은 천으로'…주술로 잠비아 대통령 살해 시도

<잠비아 대통령 하카인데 히칠레마>

 

재판부 "잠비아 국민의 적"이라며 2년형 선고

권위주의화한 대통령의 정치적 탄압 관측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두 남성이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주술을 사용하려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4년째 집권 중인 히칠레마 대통령은 초반에는 인권과 민주주의 회복을 약속해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여 주술을 빌미로 한 반대파 탄압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레너드 피리라는 마을 추장과 모잠비크 국적의 자스텐 마불레세 칸둔데는 지난해 12월, 청소부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신고한 뒤 체포됐다. 당국은 이들이 살아있는 카멜레온과 붉은 천, 정체불명의 흰색 가루, 동물 꼬리 등 다양한 부적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루사카 법원의 피네 마얌부 판사는 "범행 동기는 국가 원수를 살해하는 것이었다"며 "이들은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잠비아 국민의 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노동 형을 포함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강도, 살인미수, 구금 탈출 혐의로 재판 중인 야당 의원의 가족에게 고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영국 식민지 시절 제정된 주술 관련 법률에 따른 것이지만 잠비아 정치에서 주술 관련 의혹은 드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히칠레마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비판을 받고 있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24년 연례 인권 보고서에서 "히칠레마 행정부는 점점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 청년 활동가, 야당 인사들을 괴롭히고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히칠레마의 정적이자 전임 대통령인 에드가 룽구의 장례를 둘러싼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룽구는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망했지만 시신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유족은 그가 히칠레마의 장례식 참석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국장(國葬) 반대를 이어가고 있다. 남아공 법원은 시신을 잠비아로 송환하라는 기존 판결에 대해 유족 측의 항소를 허용할지 검토 중이다.

룽구의 장례를 둘러싼 법적 공방 속에 히칠레마가 시신을 송환하려는 것은 주술적 목적으로 쓰기 위해서라는 루머까지 흉흉하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히칠레마 대통령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나는 주술을 믿지 않는다. 한 개인으로서, 한 가족으로서,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마법을 믿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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