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찰리 커크 암살한 20대, 트랜스젠더 연인과 동거

"남→여 성전환 룸메이트, 수사 적극 협조…로빈슨에게서 범행 사실 들어"

암살범 가족 "우린 대부분 공화당…로빈슨, 최근 정치적으로 민감해져"


지난 10일 미국의 극우 논객 찰리 커크(31)를 저격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의 범행 동기가 커크의 반(反)성소수자 성향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수사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로빈슨에게 연인 관계인 트랜스젠더 룸메이트가 있었으며, 수사관들이 커크의 성소수자 증오 성향이 로빈슨의 범행 동기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도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로빈슨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진행 중인 연애 상대와 동거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또 룸메이트와 달리 로빈슨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으며 범행도 자백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소식통들은 룸메이트가 수사에 "극도로 협조적"이기 때문에 수사관들이 그의 성 정체성을 비밀로 유지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룸메이트는 수사관들에게 살인 사건의 소식을 듣고 "그런 일이 있었냐? 세상에, 안 돼(Oh my god no)"라며 경악하고 로빈슨이 보낸 문자를 공유했다. 그중에는 '타일러'라는 이름의 발신자가 총격 후 소총을 수건으로 감싸 총격이 발생한 유타 밸리 대학 근처 덤불에 숨겼다는 내용의 문자도 있었다. 콕스 주지사는 타일러가 룸메이트에게 소총을 회수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한 수사당국 관계자는 "로빈슨의 룸메이트가 사건 후 많은 사실을 알고도 침묵한 점은 명백하다"면서 "공식적으로 수사 대상자로 분류되어 협조 중이며, 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로빈슨의 정치 성향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우파 진영은 로빈슨이 정신 나간 좌파라고 주장하고, 좌파 진영은 로빈슨이 공화당 텃밭인 유타주의 보수적 가정에서 자랐다고 맞서고 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보수적인 가정 출신이지만 그의 이념은 가족과 매우 달랐다"고 설명했다.

로빈슨 가족의 가장인 데비 로빈슨도 "가족 대부분은 공화당원이다. 민주당원은 단 한 명도 모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들은 수사당국에 로빈슨이 최근 몇 년간 정치적으로 민감해졌다고 설명했다. 콕스 주지사에 따르면 가족 중 한 명은 수사관들에게 로빈슨이 최근 "커크가 증오를 퍼뜨리고 증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발언의 진위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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