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학자 "韓, 490조 美상납 이해못해…차라리 수출기업 지원"

"한일, 트럼프 투자요구 수용은 어리석어…언제든 더 요구할 것"

"美군사적 지원 유지 대가? 트럼프가 中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 같으냐"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학자가 미국의 대미 투자 요구가 부당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선임경제학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연구센터 홈페이지에 '일본과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자국 수출업자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60조 원)의 대미 투자에 각각 합의한 바 있다.

베이커는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 원하는 대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러한 약속의 성격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묘사하는 방식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것이라면 이런 거래를 받아들이는 것은 말도 안 되게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25% 관세 부과 시 줄어드는 대미 수출액의 규모를 125억 달러(약 17조 원)로 가정한다면, 이를 보호하기 위해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베이커는 "트럼프는 자신이 맺은 어떤 거래에도 구속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내년, 내후년, 혹은 세 번째 임기 어느 시점에서든 쉽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이런 종류의 거래를 그 누구하고든, 특히 트럼프와 맺는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들 국가는 트럼프의 요구 금액 20분의 1만 사용해서 수출 감소로 피해를 본 노동자와 기업을 지원하면 훨씬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이들 국가가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거래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더 어리석은 전략"이라며 "트럼프를 중국의 군사적 행동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줄 사람으로 믿는다면 미친 짓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가"라고도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대만과 합쳐도 경제 규모가 중국의 3분의 1이 채 되지 않고, 중국 경제는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중국과 일정한 타협을 할 수밖에 없고, 미국의 지원을 확실히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력 펀드와 관련해 운용 방식, 결정 구조, 이익 배분 방안 등의 구체적인 계획의 명문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직접 투자는 전체의 5% 수준으로 하되, 나머지 대부분은 투자 프로젝트를 대출이나 대출 보증 등 간접적 방식으로 채우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펀드의 대미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의 구체적인 배분 방식을 놓고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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