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력 뉴욕시장 "ICC 체포영장 발부된 네타냐후·푸틴 체포할 것"

연방법·연방정부와 충돌 가능성…"정치적 보여주기"

맘다니, 뉴욕시장 선거서 유대인 지지 잃을 수도


차기 뉴욕시장으로 유력한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 후보가 11일(현지시간) 당선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맘다니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전범이라며 그가 뉴욕에 온다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네타냐후의 체포 영장에 따라 공항에서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맘다니는 "이 도시가 국제법을 수호하는 곳임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푸틴 대통령도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2023년 3월과 2024년 11월 푸틴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이 ICC 회원국이 아닌 데다 네타냐후와 푸틴을 체포하려 할 경우 연방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체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제정된 '미군 보호법'은 주 및 지방 기관이 ICC와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집단학살,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해선 지원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미국 경찰 당국이 실제 체포에 나설 경우 연방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네타냐후에 체포 영장을 발부한 ICC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ICC는 정당한 근거 없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일부 동맹국의 인사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예비조사를 개시했다"며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근거 없는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매슈 왁스만 컬럼비아대학 로스쿨 교수는 미국 영토에서 그런 체포가 이뤄진 적은 없다며 "이건 논란의 여지도 없는 문제로 맘다니의 발언은 진지한 법 집행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적 보여주기 행위에 가깝다"고 말했다.

뉴욕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이에 맘다니의 발언은 선거를 앞두고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짚었다.

뉴욕 시민들은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을 더 많이 지지하고는 있지만 맘다니가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무장봉기)의 세계화' 등을 규탄하지 않은 데다 네타냐후 체포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유대인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YT와 시에나 대학교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맘다니는 유대인 유권자 사이에서 3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기록하고는 있으나 무소속인 에릭 애스 현 뉴욕시장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쿠오모 전 주지사는 ICC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후 네타냐후 총리의 법률팀에 자원하기도 하는 등 이스라엘의 강력한 지지자라는 점에서 유대인 유권자들의 표심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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