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꿈' 노벨상 시즌 왔다…노벨위원회 "전혀 영향 안받아"

사무국장 "특정 후보에 관심 많지만…공로 자체로만 평가"

전문가들 "트럼프 평화상 주면, 굴복 비판 불보듯"…10월10일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정치적 독립성과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성격상 그의 수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통신에 따르면 올해 초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나는 받을 자격이 있다"며 여섯 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벨위원회 사무국장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위원회 내부 논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는 각 후보를 그 자체의 공로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등 외국 정상들이 자신을 추천하거나 지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의 추천 마감일은 1월 31일로, 트럼프가 취임한 지 불과 11일 후였다.

하르프비켄은 "추천받는 것 자체가 큰 성취는 아니다. 진짜 성취는 수상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추천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는 매우 넓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총 338명의 개인 및 단체가 후보로 올라와 있으며, 이 명단은 50년간 비공개로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수상을 위해 노르웨이에 로비한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그는 지난 7월 말 노르웨이 재무장관이자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와의 통화에서 노벨상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재무부는 통화 사실은 인정했지만, 노벨상 관련 대화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의회가 위원을 지명하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2010년에는 노르웨이 정부의 반대에도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에게 상을 수여해 중국과의 외교 갈등을 초래한 바 있다.

노르웨이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노르웨이 국제문제연구소의 할바르 레이라 연구국장은 "이런 식의 압박은 대개 역효과를 낳는다"며 "위원회가 지금 트럼프에게 상을 준다면 굴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노벨위원회는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이 생전에 옹호했던 '다자주의'를 굳게 믿고 있는데 트럼프는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이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 8월에는 노벨상 수상 역사학자 3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기고하며, 그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찬사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위원회가 트럼프에게 상을 준다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노벨상 시즌은 노벨생리의학상이 발표되는 10월 6일 시작되며, 노벨평화상은 10월10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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