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빅테크 매도 포지션 공개 이어 '고평가' 공격 지속…카프 " 미친 짓"
영화 '빅쇼트'(거대한 공매도) 주인공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데이터플랫폼 팔란티어와의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버리는 전날 밤 늦게 X를 통해 "알렉스 카프(팔란티어 최고경영자)와 그의 '온톨로지'가 13F보고서(공시)조차 해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비꼬았다.
이어 버리는 "엄격한 온톨로지/인식론적 모델의 근본 원칙은, 철학적이든 데이터 과학이든, 자신의 정보 세트가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에 불충분할 때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란티어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 용어인 '온톨로지'를 사용해 카프 CEO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번 공방은 지난주 버리가 공시를 통해 9월 말 기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에 대해 공매도를 각각 9억12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1억8700만 달러(약 2800억 원)씩 걸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카프는 버리의 공매도 베팅에 대해 "칩과 온톨로지를 공매도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AI 산업 자체에 대한 베팅은 결국 틀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공시는 팔란티어의 3분기 실적 발표일에 맞춰 공개됐다. 팔란티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했고 올해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조정됐다.
버리의 공매도 소식 이후 사흘 동안 팔란티어 주가는 사상 최고인 207달러에서 15% 밀려 17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셧다운(미국 연방정부 폐쇄) 종료 기대감 속에서 10일 증시가 크게 반등하며 팔란티어도 9% 급등해 193달러로 회복됐다.
팔란티어는 올해 들어 156%, 지난 한 해 동안 231% 폭등했다. 실적 전망이 좋지만 주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팔란티어 실적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가장 인상적이지만 기업 가치는 "여전히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3F 보고서는 분기 말 특정 시점의 미 주식 보유 현황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주식이나 옵션 계약의 지속 여부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버리는 9월 말 이후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X 게시물을 추가로 올렸다. 그는 공시를 공개한 다음날 빅쇼트 영화에서 자신을 연기했던 배우 크리스찬 베일 옆에 서 있는 사진과 함께 "가짜뉴스! 나는 5.6피트(약 168㎝)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작은 키가 아니다라는 언급을 통해 쇼트(short, 공매도)가 아니라는 암호 같은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또 버리는 자신의 X 프로필 소개를 업데이트하며 12월 대신 11월 25일에 자신의 투자 생각에 대한 통찰력을 공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버리는 2000년대 중반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를 정확하게 예견해 공매도로 천문학적 수익을 남겼고 그의 이야기는 2011년 할리우드 영화 빅쇼트를 통해 더 유명해졌다.
카프는 하버포드 대학에서 철학 학사를, 스탠퍼드 로스쿨에서 법무박사를 취득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교에서 사회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 법학, 사회철학을 아우르는 매우 독특하고 학구적 배경에 인문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회사 팔란티어를 공동 창립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