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몬드 경찰 개인정보 오남용 우려도 카메라 전면 중단

ICE 체포 이후 ‘플록 세이프티’ 카메라 전면 중단키로 


레드몬드 경찰이 시 전역에 설치된 차량 감시 카메라 시스템인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를 전면 중단했다. 

지난 주 가면을 쓴 신원 미상의 요원들이 도심에서 3명을 체포했는데, 뒤늦게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으로 밝혀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불안과 논란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체포 지점은 모두 시내 플록 카메라 반경 1마일 이내였으며, 일각에서는 ICE가 카메라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다렐 로 레드몬드 경찰국장은 “연방 기관이 시의 플록 데이터에 접근한 사실은 없다”며 “단, 논의가 끝날 때까지 경찰의 시스템 접근 권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레드몬드 시의회 앤지 누에바카미나 의원은 “체포와 카메라 위치가 우연히 겹쳤을 뿐, ICE가 카메라를 ‘해킹’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언젠가 법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사용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주 스캐짓 카운티 법원이 시드로울리와 스탠우드 시의 플록 카메라 영상이 ‘공공기록’에 해당한다고 판결해, 다른 경찰 기관들에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플록 카메라는 차량 번호판 인식 기능을 갖춘 자동 감시 장비로, 도로를 지나는 모든 차량의 번호판·모델·위치·시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현재 워싱턴주내 수십 개 경찰국이 도난 차량 수색이나 실종자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워싱턴대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ICE와 국경순찰대가 18개 도시의 플록 데이터를 접근한 사실이 확인돼, 이민자 단속에 악용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 보고서 이후 렌튼·아번·머킬티오·레이크우드 등 여러 시가 연이어 플록 시스템 설정을 변경했으며, 레드몬드도 이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로 국장은 “그동안 외부 기관이 경찰국장 승인 없이 데이터를 열람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체포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얼굴을 가린 요원들이 비표식 차량에서 나와 시민을 체포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시의회는 “ICE 활동에 경찰이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느낀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카메라 중단이었다”고 밝혔다.

플록 세이프티 측은 “데이터는 공공 도로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차량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일 뿐이며, 사생활 침해는 아니다”라며 시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레드몬드 시의회 바네사 크리츠저 의장은 “플록 기술 사용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레드몬드의 모든 플록 카메라는 촬영 기능이 차단됐고, 경찰의 데이터 접근 권한도 제한된 상태다. 시는 오는 11월 18일 시장과 경찰국장이 향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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