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시장선거, 91표 차로 케이티 윌슨 앞섰다

브루스 해럴 추격 속 개표 마무리 단계… 재검표 가능성도 높아

 

시애틀 시장 선거가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보 성향의 로비스트인 케이티 윌슨 후보가 현직 시장인 브루스 해럴 후보를 단 91표 차이로 앞서며 선두로 올라섰다.

킹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현재 약 6,400표가 남아 있으며, 이들 표가 11일(현지시간) 베테란스데이에 대부분 집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의 최종 결과는 하루 이틀 내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표 차가 워낙 미세해 재검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윌슨은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해럴에게 1만 표(약 8%포인트) 이상 뒤졌지만, 늦게 집계된 우편투표에서 급격히 격차를 좁히며 역전세를 만들었다. 이는 젊고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늦게 투표하는 시애틀 특유의 개표 패턴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약 56%로, 2021년 시장 선거보다 3%포인트가량 높다. 특히 10일 하루 동안만 4만 표 가까이 개표되면서 승부의 향방이 바뀌었다.

해럴은 본선에서 ‘윌슨은 너무 급진적’이라는 기존 프레임을 버리고, 주택·세금 문제 등 실용적이고 대중친화적인 공약으로 방향을 바꿨다. 또한 부동산·금융·기업계의 막대한 후원을 받아 캠페인을 강화했다. 그 결과 약 200만 달러 규모의 외부 자금이 해럴 측 지지위원회로 유입되며,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를 일부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윌슨이 8월 예비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얻은 지지 기반이 워낙 두터워, 해럴의 공세에도 접전 구도를 유지했다. 진보층 유권자들의 높은 결집력과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윌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킹카운티 선거법에 따르면, 득표 차이가 전체의 0.5% 이내이거나 2,000표 미만이면 자동 기계 재검표가 실시된다. 차이가 0.25% 이하이고 150표 미만일 경우에는 수작업 재검표가 진행된다. 현 시점의 91표 격차는 어느 쪽 조건에도 근접해 있어, 재검표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캠프는 현재 ‘표 수정(curing)’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서명 누락 등으로 무효 처리된 표 가운데 자신들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유권자에게 연락해 오류를 바로잡도록 돕는 절차로, 초박빙 상황에서 흔히 벌어지는 전략적 대응이다.

해럴 시장은 과거 2015년 시의원 선거에서도 400표 미만의 근소한 차로 승리한 경험이 있다. 시애틀에서는 같은 해 리사 허볼드가 단 39표 차로 당선된 바 있어, 이번 시장 선거도 그에 버금가는 초접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11월 25일 공식 인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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