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깔고 쪽잠 자고 주차장서 식사…APEC 동원 경찰관 '원성'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도

 

지난 1일 막을 내린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전국 경찰력이 대규모로 투입됐던 가운데, 열악했던 근무 환경에 대한 경찰관들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APEC 정상회의 당시 숙박과 식사 등 상황을 담은 사진 17장을 10일 공개했다.

사진에는 행사장 바닥에 박스를 펴 깔고, 주황색 모포를 이불 삼아 잠을 청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이 담겼다.

복도 한구석에 모포만 깔고 옷을 입은 채 눕거나 박스를 덮은 경찰관 등의 모습도 보였다. 설비가 열악한 숙박업소와 영화관 대형 스크린 앞에 20여 명이 모포를 깔고 누운 모습도 공개됐다.

야외에서 식사 중인 경찰관들의 모습.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야외에서 식사 중인 경찰관들의 모습.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관들이 주차장 화단에 걸터앉거나, 야외 무대장치에 도시락을 둔 채로 서서 식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직협은 11일부터 나흘간 APEC 행사 당시 현장을 담은 20개 이내 사진을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에서 전시한다. 11일에는 경찰청 앞에서, 12·13·14일에는 국회 앞에서 사진전이 열릴 예정이다.

경찰직협은 "경찰청, 경북청, APEC 기획단이 1년 동안 준비한 세계적 행사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 복지 상식 이하의 수당 지급, 엉망진창인 계획을 알린다"며 "직무감사를 통한 전수조사, 지휘부의 진정한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정당한 수당 지급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스를 덮고 취침 중인 한 경찰관.(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스를 덮고 취침 중인 한 경찰관.(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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