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주택시장이 이 정도?...거래되는 주택을 보니

시애틀 주택매매 ‘역대 최저’…올해 들어 20채 중 1채도 안 팔려

고금리·고물가·대규모 해고 여파로 시장 ‘정체 국면’ 장기화


시애틀지역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기’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부동산업체인 레드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시애틀 지역에서 1,000채중 20채만이 거래됐다. 100채중 2채만 거래된 셈이다. 

이는 지난 2021년의 1000채중 38채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주택 매매 비율이다. 전국적으로도 1,000채 중 28채만이 새 주인을 찾았으며, 이는 지난 30년 내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고금리를 꼽는다. 팬데믹 당시 기록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규모 매입이 이루어진 반면, 현재는 대출 금리가 두 배 가까이 오른 탓에 집을 팔고 새로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사라진 것이다. 

존 매닝 에이전트는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이사와 주택 업그레이드를 마쳤다”며 “이제는 기존의 낮은 금리를 포기하고 새로 주택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택 리모델링 열풍도 매물 감소의 또 다른 이유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시애틀 주민들은 2021~2023년 사이 리모델링 등 주택 개선에 2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투자했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이전에는 이사로 해결했던 불만을 리모델링으로 대체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시장에는 ‘어쩔 수 없이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만 남았다. 새 직장 이동, 이혼, 가족 규모 변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매물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구매자들의 발걸음도 무겁다.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대형 투자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가 짙기 때문이다.

시애틀 지역은 최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테크 업계 해고 사태가 이어지며 매수 심리가 한층 위축됐다. 

올해만 해도 4,280명 이상의 기술직 근로자가 해고됐고, 지난 달에는 아마존이 2,200명, 스타벅스가 약 1,000명을 감원했다. 

이로 인해 지역 경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택 거래가 전국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됐다.

주택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애틀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단기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매닝은 “지금의 정체는 단순히 금리 문제만이 아니라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다”며 “누구도 어디서 반전이 일어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애틀의 주택 시장은 여전히 ‘멈춰선 시계’처럼 조용하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가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택 시장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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