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케이티 윌슨 후보 막판뒤집기 시애틀시장 사실상 당선

 

브루스 해럴 현 시장 누르고 시애틀 58대 시장 유력

진보 정치 상징 인물…1,340여 표차로 '재검표'가능성 


시애틀 진보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케이티 윌슨(43)이 브루스 해럴 현 시장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시애틀 제58대 시장 자리에 사실상 당선됐다. 

지난 4일 실시된 선거의 개표 초반 1만여 표차로 뒤졌던 윌슨 후보는 막판 개표에서 1,346표 차로 앞서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남은 1,463표의 향방에 따라 자동 재검표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재 흐름으로는 윌슨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윌슨 후보는 “모든 표가 집계될 때까지 기다리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럴 측은 “아직 근소한 차이이므로 모든 표가 공정하게 집계돼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20여 년간 시청을 지배해 온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공공 안전과 범죄 대응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시장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주거비 상승과 홈리스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윌슨 후보는 광역시애틀한인회가 주최한 토론회 등에서도 “이번 결과는 시애틀 시민이 어떤 미래를 원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만약 당선이 확정되면 윌슨은 지난 2009년 마이크 맥긴 이후 가장 진보적인 시애틀 시장이 된다. 그는 대기업 과세 확대와 4,000개 홈리스 임시주택 신설 등 과감한 복지·주거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경찰 대체 프로그램 확대, 대중교통 개선, 전 지역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윌슨 후보는 뉴욕 빙엄턴 출신으로, 옥스퍼드대 유학도중 학위를 포기하고 사회운동에 뛰어든 이색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남편과 함께 시애틀로 이주한 후, 2011년 ‘트랜짓 라이더스 유니언(Transit Riders Union)’을 창립해 대중교통 요금 인하와 대기업 세제 개편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아마존에 대한 ‘점프스타트 세금’ 도입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며 진보 세력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해럴 시장의 오랜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원하는 도시'의 표심이 진보 후보에게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강화된 양극화 속에서 윌슨 후보는 사회주의 성향의 개혁가 이미지를 내세워 청년층과 서민층 지지를 이끌어냈다.

당선이 확정돼 취임을 하면 윌슨 후보는 시 재정 적자와 2026년 월드컵 개최 준비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그는 “이제는 모두가 함께할 때”라며 “모든 시민을 위한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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