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은 끝나지만…오바마케어 공 받은 공화 하원의장 '심란'

공화 상원, 민주당에 '12월 표결 약속' 타협…존슨 "하원 표결 확약 못해"

중도파, 건보료 우려 민심에 당론 거슬러 '표결' 주장…트럼프·강경파 눈치도 봐야

 

미국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마무리 지을 예산안의 하원 표결이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쯤 예정된 가운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공화당이 전체 하원 435석 중 219석으로 과반을 차지해 상원에서 넘어온 임시예산안 표결은 이날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셧다운 전투의 핵심 쟁점이었던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법안을 놓고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중도파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12월 상원 표결'을 약속했다.

이에 관심은 하원 표결 여부로 쏠리는데, 존슨 의장은 11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그 문제에 대해 확약하지 않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존슨 의장은 당내에서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힘든 싸움이 예상되는 중도파 공화당 의원들이 당론과 달리 보조금 연장안 표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셧다운 7주간 지역구 목소리 듣고 온 공화당 의원들

연말에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 24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평균 2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화당 의원들도 지역구 유권자들의 반발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특히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셧다운 기간 7주 넘게 지역구에 머물며 건강보험료 인상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강성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조차도 "당론에 반하는 걸 알지만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보조금이 만료되면 지역구 주민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했다.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뉴욕)도 CNN에 출연해 "단기적으로는 세액공제(오바마케어)를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료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존슨 의장을 압박했다.

지난주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배경에도 의료비 문제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공화당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강경파 입장 대변해 왔는데…선거 앞둔 중도파 반란 우려

반면 보수 강경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자체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며 보조금 연장에 결사반대한다.

존슨 의장은 보조금이 "돈 빨아먹는 보험사들"의 배만 불린다고 비판하며 강경파 입장을 대변해 왔다.

존슨 의장이 하원 표결을 수용하면 당론과 달리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219석으로 다수당이긴 하지만 민주당(213석)이 합심하고 몇 명만 이탈표가 발생하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 3석은 공석으로 이 중 1석은 민주당 의원이 곧 채우게 된다.

법안이 가결되면 존슨 의장은 책임론에 휩싸이며 의장직이 위태로워진다.

그렇다고 연장안 처리를 마냥 외면하면 공화당 내 중도파 의원들의 반란에 직면하거나 민주당에 2026년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을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

한편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안을 최근 제시했다.

오바마케어는 연간 약 300억 달러(약 44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보험사에 지급해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이었다면, 가입자의 계좌에 직접 지원금을 예치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구상 단계인 이 법안이 올해 안에 법안으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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