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트럼프, 내 집서 ○○와 몇시간 있었는데 언급도 안돼"

美민주당 공개한 2011~2019년 엡스타인 이메일 3건 내용은
"트럼프, 당연히 소녀들에 대해 알았지"…미성년 성착취 인지 정황

 

워싱턴 정가에서 셧다운 종료 이슈는 뒷전으로 밀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소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관계가 다시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엡스타인이 2019년 미성년 성착취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기 전 주변 인물들과 주고 받은 이메일 중에서 트럼프가 직접 언급된 부분이 공개됐다.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3개의 이메일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트럼프의 정치적 부상과 엡스타인의 범죄 혐의가 맞물리는 시점에 작성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범행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트럼프가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부인한 것과 상충된다.

민주당이 공개한 첫번째 이메일은 2011년 4월 2일자로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착취를 도운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것이다. 엡스타인은 트럼프를 "짖지 않는 개"라고 지칭하며 "○○○(피해자)가 그(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지만,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적었다. 맥스웰은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집에서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피해자와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이후 수사과정이나 언론에서 트럼프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이메일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름이 지워진 피해자는 버지니아 주프레로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주프레는 2000년 맥스웰이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스파 직원으로 채용한 10대 소녀였고 올해 초 41세 나이로 자살했다.

NYT에 따르면 주프레는 지난달 출간된 회고록에서 트럼프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그가 "이보다 더 친절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주프레는 맥스웰이 리조트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다가와 부유한 남자가 마사지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기록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마사지사로 고용돼 영국 앤드루 왕자 등 여러 유명 인사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해 엡스타인의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번째 이메일은 정치에 뛰어든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2014년 12월 16일자로, 조언자 역할을 하던 작가 마이클 울프가 엡스타인에게 '사전 경고(Heads up)'라는 제목으로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이다. 엡스타인과 울프는 CNN방송이 경선 토론회에서 트럼프에게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울프는 이메일에서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집에 가보지 않았다거나 전용기를 타본 적 없다'고 말하면, 당신은 그걸 반박할 정치적 카드가 생긴다"며 "그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혹은 나중에 빚을 지게 만들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엡스타인이 2015년 "도널드와 수영복을 입은 소녀들이 내 부엌에 있는 사진을 보고 싶으냐"고 울프에게 제안하는 이메일도 첨부돼 공개됐다.

세번째 이메일은 엡스타인이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기 7개월 전인 2019년 1월 울프에게 보낸 것이다. 엡스타인은 이메일에서 "트럼프는 나보고 (마러라고 리조트) 회원에서 물러나라고 했다고 하지만, 나는 애초에 회원이 아니었다"며 "그는 당연히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길레인에게 멈추라고 했으니까"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미성년자 성착취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해당 이메일들은 의회 요구에 따라 엡스타인 유산 관리인이 의회에 제출한 2만 건 이상의 문서 중 일부였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선별적 인용"을 했다고 비난했으며, 이날 민주당의 이메일 공개 직후 2만 건의 자료 전체를 공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43일간의 정부 셧다운 종료를 앞두고 엡스타인 스캔들을 다시 꺼내어 주의를 돌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민주당은 제프리 엡스타인 사기극을 이용해 자신들의 엄청난 실패, 특히 가장 최근의 실패인 셧다운 사태에서 주의를 돌리려 하고 있다!"고 썼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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