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전세계 여성단체에 2억5,000만달러 지원

빌 게이츠 전 부인 여성건강증진 위해 80개 단체에 

“그동안 저평가된 여성 의료기관들에 실질적 변화 기대”


빌 게이츠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전 세계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해 80여 개 단체에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1년간 진행된 ‘액션 포 위민스 헬스(Action for Women’s Health)’ 공모사업의 결과로, 대부분의 단체는 게이츠가 설립한 비영리재단 ‘피보털(Pivotal)’이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처음 받는 곳이다.

프렌치 게이츠는 “만성적인 재정난 속에 있던 여성 건강 단체들이 충분한 자원을 갖게 될 때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전 세계가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여성 건강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새롭게 일으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금은 단체별로 100만~500만달러 규모로 주어지며, 총 119개국 4,000여개 단체가 신청한 가운데 최종 80여 곳이 선정됐다. 공모를 주관한 시카고 비영리단체 '레버 포 체인지(Lever for Change)’는 “여성 건강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는 주제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의 ‘리카안 여성건강센터’는 이번에 500만달러를 받아 “현재 예산으로는 10년치 재정 지원에 해당한다”며 감격을 전했다. 

30년간 빈곤 지역 여성에게 기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이 단체는 “이번 지원은 단순한 금전적 후원이 아니라 우리 활동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멕시코 미초아칸의 비영리단체 ‘무헤레스 알리아다스(Mujeres Aliadas)’는 산파 교육과 성·재생산 건강 교육을 제공하며, “이번 후원은 농촌 지역 여성 건강의 현실을 바꾸는 데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올해 외국 원조 삭감으로 예상된 두 건의 지원이 취소돼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번 지원을 포함해 향후 2년간 총 10억달러 규모의 여성 권익 증진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그는 앞서 12명의 개인에게 각각 2,000만달러를 위임해 자유롭게 여성 관련 단체를 후원하도록 하는 한편, 직장 내 성평등 강화를 위해 1억5천만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이 단순한 후원을 넘어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본다. 미네소타대 글로벌여성건강센터의 라헬 나도스 소장은 “여성은 여전히 의료 연구와 정책에서 배제돼 왔고, 갱년기나 산부인과 질환 등 여성 특유의 문제는 연구조차 부족하다”며 “이런 격차를 메우는 데 게이츠의 지원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궁경부암을 조기 진단하는 브라질의 의료단체 SAS 브라질 등 혁신적 모델을 가진 기관들도 포함됐다. 공동창립자 사비네 볼로니니는 “이번 지원이 브라질 내 부유층과 기업들의 기부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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