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이 훔쳐간 쌍둥이 딸들…45년만에 엄마 부둥켜 안아
- 12:35:07
칠레 피노체트 독재정권, 빈곤층 아기 빼돌려 해외 입양 보내
DNA가 이어준 기적…CNN, 칠레 '침묵의 아이들' 비극 재조명
남미 칠레의 한 60대 여성이 45년 전 독재 정권에 빼앗겼던 쌍둥이 딸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마리아 베로니카 소토(64)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칠레 콘셉시온 공항에서 쌍둥이 딸 마리아 베아트리체(46), 아델리아 로즈(46)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소토는 45년 전 생후 8개월이던 두 딸과 생이별했다.
이들 모녀의 비극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인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9세였던 소토는 쌍둥이 딸을 낳았으나 아이들이 생후 8개월이 됐을 때 정기 검진차 방문한 병원에서 아기들을 빼앗겼다.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을 입원시키라는 병원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곧 병원은 소토가 딸들을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는 누명을 씌워 아이들을 빼앗아 갔다.
망연자실해진 소토는 경찰에 달려갔다. 경찰은 법원에 가 보라고 했다. 헐레벌떡 법원으로 가서 딸들의 행방을 물었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당신의 딸들은 이탈리아로 입양을 갔소."
이후 소토는 딸들의 출생신고서가 "부모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조작됐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하지만 독재 정권에 항의할 수 있는 창구는 없었다. 결국 그는 딸들의 소식도 모른 채 45년의 세월을 견뎌냈다.
당시 칠레에서는 의사·변호사·사제·사회복지사 등이 결탁해 가난한 산모의 아기를 훔쳐 미국과 유럽 등에 불법 입양을 보내는 일이 만연했다.
이렇게 부모에게서 떨어져 팔려 간 아이들을 칠레에선 '침묵의 아이들'(Children of Silence)이라 부른다.
소토는 "지금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정부가 들어주지만, 그때는 그러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 시절 지금처럼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에 가담했던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이미 사망한 경우도 허다하다.
45년 만에 재회가 이뤄진 공항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CNN은 전했다.
소토는 스페인어밖에 할 줄 모르고, 딸들은 이탈리아어만 구사했지만 서로 부둥켜안은 순간 언어는 장벽이 되지 않았다. 소토는 "엄마는 항상 너희들을 찾고 있었다"고 속삭였고, 딸 마리아 베아트리체는 "드디어 엄마를 찾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CNN은 모녀의 재회에 칠레 비정부기구 '노스 부스카모스'(Nos Buscamos·우리는 서로를 찾는다)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타액을 통한 DNA 검사와 자료 수집을 통해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단체의 설립자 콘스탄사 델 리오는 칠레 전역에 소토와 같은 사례가 약 2만5000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칠레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불법 입양에 가담한 이들을 기소하고 유전자은행 설립에 나섰다.
소토는 자신을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칭하며 아직 아이를 찾지 못한 다른 부모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나는 내 딸들을 찾을 때까지 싸웠다. 포기하지 말고 문을 두드려라. 이제 기술 덕분에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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