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 틱톡 美사업 매각…"오라클 등 美기업 지분 80%로"

'쟁점' 알고리즘, 라이선스로 빌려와 새롭게 구축…사용자 데이터 오라클이 관리

中, 트럼프 방중 위해 매각 동의…WSJ "백악관 상대로 中 외교적 구애"


미국과 중국의 오랜 갈등 거리였던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문제가 해법을 찾았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이 참여한 미국 투자 컨소시엄이 80%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에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틱톡의 미국 사업을 운영할 새로운 미국 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법인의 지분은 미국 투자자들이 약 80%를 가져가며 틱톡의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20% 미만을 소유하게 된다. 이사회 역시 미국이 주도하며 미국 정부가 지명하는 이사 1명이 포함될 예정이다.

가장 큰 쟁점이던 알고리즘은 바이트댄스로부터 기술을 빌려 쓰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해결됐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엔지니어들이 이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게 된다.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틱톡 사용자들의 데이터는 오라클이 텍사스에 있는 시설에서 직접 관리한다.

중국 측 왕징타오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부주임도 마드리드에서 "양측이 틱톡 문제 해결에 관한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틱톡 협상 타결은 미중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은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데 동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하기 위한 전략적 양보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중국이 두 달 넘게 백악관을 상대로 외교적 구애를 이어가며 이번 협상을 정상회담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틱톡 합의가 없었다면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틱톡에 관한 거래를 타결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금요일(19일)에 통화해 모든 것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화에서 정상회담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첫 임기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금지를 추진했으나, 지난해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 표심을 얻는 데 틱톡 덕을 톡톡히 본 뒤 태도를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이 (틱톡을) 너무 원했다"며 입장을 선회한 이유를 설명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지난 8월 내부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3300억 달러(약 450조 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안의 최종 조율을 위해 '틱톡금지법'에 따른 강제 매각 기한을 오는 12월 16일로 다시 한번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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