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채셨나요? 저는 AI입니다"…英 시사다큐 진행자의 고백

방송사 측 "AI 파괴적 잠재력에 대한 경고"

 

영국의 한 텔레비전 채널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영향을 다루는 시사 다큐 프로그램에서 영국 최초로 AI 진행자를 도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저녁 8시 영국의 '채널 4'는 장기 방영 시사 프로그램 '디스패치'의 최신 에피소드 'AI가 내 직업을 빼앗을까?'를 방영했다.

이 에피소드는 AI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일을 재편할지 조명하며 의학, 패션, 음악 등 여러 분야의 테스트에서 인간과 기계를 대결시켰다. 그러면서 약 75%의 영국 고용주들이 AI를 기존 인간이 수행했던 업무에 도입했다고 전했다.

에피소드 내내 진행을 맡았던 진행자 아이샤 가반은 마지막 대목에서 자신의 정체를 '반전' 공개했다.

가반은 시청자들에게 "이 일을 보도하기 위해 현장에 있지 않았다. 내 이미지와 목소리는 AI를 사용해 생성됐다"고 자신이 AI임을 밝혔다.

이 AI 앵커는 AI 패션 브랜드 세라핀 발로라가 칼렐 프로덕션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채널4 측은 AI 앵커의 얼굴, 목소리, 움직임 모두 AI로 생성됐으며 실제 촬영 프레임은 단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채널4는 AI 앵커의 목적이 디지털 시대에 신뢰와 진정성에 관한 광범위한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채널4 뉴스·시사 책임자인 루이자 컴프턴은 성명에서 "채널 4는 AI 앵커를 상시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이벤트는 AI가 얼마나 파괴적인 잠재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시청자들이 확인할 방법이 없는 콘텐츠로 그들을 속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경고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쿠웨이트, 그리스 등 세계 각국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AI 진행자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MBN이 2020년 11월 '김주하 AI 앵커'를 국내 방송사 최초로 공개한 뒤 KNN, 딜라이브 등도 AI 아나운서를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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