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 싫다"…트럼프, 1·6 폭동 비판 호주대사 면전서 직격

러드 대사, 美-호주 정상회담 배석…호주측 "트럼프의 농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 면전에서 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잠수함 관련 합의를 확정하며 우호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러드 대사도 참석했다.

한 기자가 "러드 대사가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러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후 부정선거를 주장하자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데 대해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대통령"이자 "서구의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해당 논평을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사과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옆에 있던 앨버니지 총리에게 "그는 어디에 있냐. 아직도 당신을 위해 일하고 있냐"고 물었다.

앨버니지 총리가 어색하게 미소를 지은 후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러드 대사에게 손짓했다. 러드 대사는 "그건 제가 이 자리에 오르기 전의 이야기"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드 대사의 말을 끊으며 "나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싫다"며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장내엔 잠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 2022.5.26 ⓒ AFP=뉴스1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이후 호주의 나인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명백히 농담"이라고 말했다.

웡 장관은 "(참석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며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고, 케빈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석달간 호주 총리를 지낸 러드 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3년 주미 호주대사로 발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의 극우 정치인과의 인터뷰에서 러드 대사가 "나쁘다"며 대사직을 "오래 맡지 못할 것"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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