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루브르박물관 도난사건 사흘째…"외국인 숙련조직 가능성"

일당 4명 추적 중…"1911년 모나리자 도난 때보다 심각" 비판론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난 도둑들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프랑스 경찰이 수사관 60명을 동원해 범인 검거에 집중하고 있다.

AFP통신, 르몽드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 당국은 루브르 박물관 주변과 파리 외곽 고속도로의 CCTV 영상을 바탕으로 수사관 60명을 동원해 일당 4명을 추적하고 있다.

로랑 누네즈 내무부 장관은 "확인해야 할 영상이 많고, 이것이 수사의 주요 축 중 하나"라며 범인들이 "숙련된 조직, 아마도 외국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누네즈 장관은 도난 다음날인 20일 오전 다티 문화부 장관, 경찰 관계자 등과 루브르 박물관 보안 회의를 열고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상 결함을 파악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강도 사건은 지난 19일 루브르 박물관 개관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쯤 발생했다.

일당 4명은 이삿짐용 사다리차를 루브르 박물관의 아폴론 갤러리 아래에 세우고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은 절단 장비를 사용해 진열장을 부순 뒤 7분 만에 유물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유물은 나폴레옹 1세가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보석 목걸이, 나폴레옹 3세의 외제니 드 몽티조 황후가 착용했던 다이아몬드 머리장식 등 총 8점이다. 외제니 황후의 왕관 1점은 도주 중에 파리 시내에 떨어뜨렸다.

사라진 유물은 모두 다이아몬드 8700여 개, 사파이어 34개, 에메랄드 38개, 진주 200여 개로 장식됐다고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번 절도극이 최근 몇 달간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프랑스 박물관의 허술한 보안 문제에 관한 논쟁을 다시 불붙였다고 전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연간 9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규모에 비해 경비원과 보호 장비 등 보안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일 프랑스 회계감사원 보고서(2019~2024년)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강화는 "지속해서 지연되고 있으며"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은 전체 건물의 약 25%에 불과했다. 회계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루브르 박물관 관람객 증가의 영향으로 보호 장비의 노후화 속도가 이를 개선하는 속도보다 더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도난 사건을 두고 보석들의 상징적 가치를 생각하면 과거 1911년 발생했던 모나리자 도난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릭 앙소 로렌대학교 교수는 르몽드 기고문에서 "도난당한 보석은 그 자체로 200년이 넘는 프랑스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며 "재건할 수 있었던 2019년 노트르담 화재와는 달리 이번 도난 사건은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건의 여파로 루브르 박물관은 21일이 지나고 나서야 문을 열 전망이다. 루브르 박물관장 로랑스 데 카르는 22일 프랑스 상원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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