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이사, 16~17일 FOMC 참석 전망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해임 시도를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지아 콥 판사는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콥 판사는 명령문에서 쿡 이사의 직위 유지를 명확히 보장하며, 연준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쿡 이사를 해임된 것으로 간주하거나 직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확인했다.

이번 명령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유효하며 향후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쿡 이사는 연준 이사로서의 권한과 자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콥 판사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쿡의 복귀를 지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쿡이 취임 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서에 세 건의 부동산 정보를 부정확하게 기재해 낮은 금리와 세금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지난 8월 말 해임을 통보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쿡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시작했으며, 연준은 그녀가 여전히 직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콥 판사의 결정에 대해 "중앙은행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전례 없는 법적 공방의 초기 국면에서 백악관이 일단 패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 관련 법률은 이사를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정당한 사유에 대한 정의나 절차는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연준 이사를 해임한 적은 없으며, 이 법률이 법정에서 적용된 사례도 없다.

쿡 이사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모기지 혐의는 해임의 법적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쿡 이사는 자신의 통화정책 성향을 이유로 단행된 정치적 해임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모기지 사기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밝혔다.

또 설령 혐의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해당 행위는 그녀가 2022년 상원 인준을 받고 취임하기 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에 대해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 있으며, 법원이 이를 심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연준의 독립성과 대통령 권한 경계를 가르는 중대한 판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콥 판사의 임시 명령에 따라 쿡 이사는 오는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쿡 이사는 경제 지표에 기반한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인하를 선호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앞서 고용통계가 하향 수정되면서 노동시장이 이미 둔화되기 시작한 흐름이 포착됐고 시장에서는 9월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연준이 3차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