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등 공항들 "공공시설, 정치적 이용 안 된다" 거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 사태가 14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는 영상으로 여론전을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등장하는 영상을 미국 전역의 공항 보안검색대 모니터에 상영하려고 했다.

놈 장관은 영상에서 "교통안전청(TSA)의 최우선 과제는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가능한 한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항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러나 의회의 민주당은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의 여러 업무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TSA 직원이 급여 없이 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TSA 직원 급여 중단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린 것이다.

TSA 보안 검색대에서는 종종 정부 당국자가 여행객을 환영하거나 절차를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되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미국 주요 공항들은 영상 상영을 거부했다.

몰리 프레스콧 포틀랜드 항만청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형태의 영상을 상영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며 "해치법(Hatch Act)은 공공 자산을 정치적 목적이나 메시지에 사용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CNN에 전했다.

해치법은 1939년 제정된 법으로 연방 공무원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해 정부 프로그램이 비당파적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한다. 오리건주법 또한 어떤 공무원도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애틀 항만청 대변인도 CNN에 영상의 '정치적 성격 때문에' 상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뉴욕의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공항과 나이아가라 폴스 국제공항,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국제공항 측도 공공 서비스 영상의 중립적·정보 제공적 성격과 맞지 않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이유로 영상 상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