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택공항, 국토안보부 장관 영상 상영 거부…“정치적 내용 포함돼”

노엠 장관, ‘민주당이 셧다운 초래’ 주장 영상…공항 “공공장소서 부적절”


시택공항이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의 정치적 발언이 담긴 영상을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영상에는 민주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단)을 초래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애틀항만청 대변인은 “영상의 정치적 성격 때문에 시택공항 내 스크린에서 해당 영상을 재생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는 초당적 노력을 통해 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길 촉구하며, 급여 없이 일하고 있는 연방 공무원들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티 노엠 장관이 녹화한 영상이 10일부터 미국 주요 공항에서 송출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에서 노엠 장관은 “교통안전청(TSA)은 여행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대부분의 직원이 급여 없이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행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민주당이 조속히 정부 운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택공항은 공공장소에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상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연방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해치법(Hatch Act)’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안보부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셧다운은 지난 10월 1일 시작돼 2주째 접어들고 있으며, 종료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워싱턴주 내 약 7만7,000여 명의 연방 공무원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관제사와 TSA 직원 등은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임금 없이 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항공기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2019년에도 국경 장벽 예산을 둘러싼 대립으로 35일간의 셧다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조금 삭감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안 대치에서 비롯됐다.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항과 공공기관이 정부 메시지의 전달 통로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시택공항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공공기관의 원칙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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