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뼈 녹이는 물' 불산 밟은 여성…5일 만에 사망, 대륙 발칵

중국의 한 여성이 산책 중 이른바 '뼈 녹이는 물'이라는 별명이 붙은 부식성이 강한 화학물질인 '불산'을 밟아 5일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의 한 여성이 '뼈를 목이는 물'이라 불리는 화학물질을 밟아 사망했다. 사고로 유해 폐기물 관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항저우에 사는 52세 투 씨라는 여성은 언덕을 걷던 중 버려진 불산 용기를 밟고 쓰러졌다.

화학물질로 인해 몸이 급격히 부어올랐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그녀가 다발성 장기 부전과 심각한 전해질 불균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의사는 중국 본토 언론인 더 페이퍼(The Paper)에 "그녀를 살릴 가능성은 이미 희박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투 씨는 5일 만에 심부전과 폐부전으로 사망했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그녀의 아이는 소셜 미디어에 "저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라며 "엄마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것도 너무 빨리 우리를 떠나셨다. 천국에서는 아무 사고도 없기를 바란다"라고 적었다.

게시글에는 불산이 담긴 용기가 너무 오래돼 쉽게 깨졌다고 적혀 있으며, 불산에 약간만 노출되어도 치명적일 수 있으며 투 씨가 노출된 정도는 그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색 용액인 불산은 부식성이 매우 강해 금속과 유리를 모두 용해할 수 있다. 산업 및 치과에서 녹 제거, 유리 에칭(etching), 표면 처리 등의 작업에 사용된다.

의사들은 노출 시 오염된 옷을 벗고 물로 씻어내고 즉시 의료 처치 등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이 화학 물질은 피부 속으로 침투해 조직과 뼈를 부식시킬 수 있어 '뼈를 녹이는 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차이나 뉴스위크는 이 사건이 철거 예정인 주거 단지 뒤편의 언덕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현장을 봉쇄하고 소독했으며, 두 씨 가족은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관들이 현장에서 불산이 담긴 병 두 개를 더 발견했지만 현재는 제거된 상태다.

경찰은 벽 청소를 담당했던 한 관리인이 불산을 버리고 갔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에 이 지역을 떠난 후 구금됐다. 유해 물질을 부주의하게 유출한 혐의로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됐고 조회수가 2000만 회를 넘었다.

한 누리꾼은 "이건 심각한 공공 안전 사고다. 투 씨는 매우 불행한 일을 겪었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왜 그렇게 위험한 화학물질이 도로에 방치된 걸까. 경찰은 철저히 조사하고 피해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에서는 농도가 30% 이상인 산업용 불산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그러나 일부 중국 본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농도가 낮은 버전이 10~40위안(한화 약 1900원~7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상품 설명에는 유리와 타일 세척제라고 적혀 있으며, 구매자는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지난 1월 중국 남동부의 한 남성이 화학 물질로 도자기를 닦는 동안 장갑 두 켤레를 착용했지만 손가락 3개가 부식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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