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꽉 끼면 '뚱뚱한 증거' 비행 제외, 급여 삭감도"…전직 승무원 폭로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이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체중과 외모 관리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해고했다는 전직 승무원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22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해당 항공사에서 약 6년간 관리자로 근무했던 A 씨(38)는 "모든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지만 외모를 신경 쓰는 것이 필수 요건처럼 여겨졌다"고 입을 열었다.

A 씨는 "모든 직원에게 같은 색상의 립스틱을 바르도록 했고, 유니폼을 점검하고, 비행 전마다 '그루밍 체크'를 했다"라며 "여성 승무원들의 매니큐어 색이나 남성 승무원의 구두 상태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폼이 조금이라도 끼어 보이면 해당 직원을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보고해야 했다. 내가 신고하지 않으면 선배들의 압박에 직면했다"라며 "프로그램에 들어간 승무원은 영양사와 함께 식단을 관리받으며 정해진 기간 안에 체중을 감량해야 했다. 기간 내에 실패하면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 때까지 비행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항공사 임원이 정한 목표 체중을 달성하지 못하면 급여 삭감과 같은 처벌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한 직원들이 많았다는 게 A 씨의 이야기다.

A 씨는 "요요가 심했던 한 승무원은 비행을 너무 사랑해서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몇 차례나 참여해 빠르게 감량했다"라며 "체중을 감량하는 더 건강한 방법이 있었겠지만 그녀는 비행 일정이 최우선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직원은 "익명의 동료가 저에 대해 '너무 무겁다' 불평해 재직하는 지난 3년간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회사가 저의 체질량지수(BMI)를 추적했고, 비행 전엔 무작위로 체중 검사를 실시했다"고 공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승무원으로 일할 때는 길들어서 이게 얼마나 비정상적인 일인지 알지 못했고, 퇴사 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뿐만 아니라 A 씨는 승무원들이 50세가 되면 강제로 은퇴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지만 50세 이후에 은퇴하면 일할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A 씨는 "제 라이프스타일이 마음에 들었고,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이상한 게 많았는데 그때는 다른 점을 몰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미레이트항공 대변인은 "우리는 직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라며 "객실 승무원의 책임은 방대하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정책이나 특정 직원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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