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의 사이렌' 伊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별세…향년 87세
- 25-09-24
1960년대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이탈리아 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24일(현지시간)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AFP에 따르면 카르디날레는 파리 근교의 느무르에서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장례 일정과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카르디날레의 에이전트 로랑 사브리는 "그는 여성으로서도, 예술가로서도 자유롭고 영감을 주는 여성의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알레산드로 줄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카르디날레가 "역대 가장 위대한 이탈리아 여배우 중 한 명"이라며 "그는 이탈리아의 우아함을 구현했다"고 추모했다.
카르디날레는 1938년 튀니지 튀니스주 라 굴레트에서 시칠리아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16살에 미인대회에서 '튀니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뽑힌 카르디날레는 부상으로 베니스 영화제를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당초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던 카르디날레는 아버지의 설득과 권유로 한 영화에서 작은 배역을 맡게 됐다. 그러나 직후 한 영화 제작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고, 아들 파트리크를 키우기 위해 영화계에 뛰어들어 생계를 꾸리기로 했다.
이후 수십 년간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카데미 수상작 '8과 2분의 1', 루키노 비스콘티의 '일 가토파르도', 할리우드 진출작 '핑크 팬더'와 헨리 해더웨이의 '서커스 월드'를 비롯해 모두 175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비스콘티, 펠리니와 같은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뿐만 아니라 버트 랭커스터, 알랭 들롱, 헨리 폰다 등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평생 공로 황금사자상',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황금곰 명예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 옹호에 대한 헌신과 노력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친선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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