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1B 비자 수수료 폭탄, 대기업·스타트업 빈익빈부익부 심화"

수수료 감당 자금 없는 스타트업에 불리…"美 기술 생태계 타격"

 

트럼프 행정부의 전문직 취업 비자(H-1B 비자) 발급 수수료 대폭 인상이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형 기술 기업들은 수수료를 감당할 자금력이 있는 반면, 스타트업들은 자금 조달이 제한돼 인재 유치 비용을 지불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9일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이미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원 23명을 둔 샌프란시스코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델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셀린 코칼라르는 "이 수수료가 채용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심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은 항상 현금이 빠듯하다. 그래서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돈을 마구 쓸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이민 법률 서비스 스타트업 알마의 최고경영자(CEO) 아이자다 마랏도 "이것은 소규모 기업에 불균형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우리는 오픈AI나 메타와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부과한 10만 달러 수수료가 유지되면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는 자신의 회사는 H-1B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을 고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넷플릭스의 회장이자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오히려 이번 정책을 반겼다. 그는 21일 소셜미디어에 "10만 달러 수수료는 훌륭한 해법"이라며 "이는 H-1B 비자가 매우 높은 가치의 일자리들에만 사용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NYT는 "이 변화는 수십억 달러를 보유한 기존 거대 기업에 유리하게 저울추를 기울이며 미국 기술 생태계의 핵심을 타격할 수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는 새 아이디어로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스타트업의 혁신 위에 구축되며 이들 중 일부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알마의 이민 전략 책임자인 지한 멀린은 새 수수료가 당장 나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회사를 미국으로 가져오려 할 때 두 번 생각하게 만든다"며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국가 경쟁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 글래스 벤처스의 매니징 파트너 빌랄 주베리도 "이 정책 변화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최고 기술 인재의 파이프라인을 끊고,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약화시킨다"며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정말로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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