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삼성전자, 4Q 전망 '맑음'…최대 복병 '트럼프'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4분기 실적 기대감 높아져
미중 갈등·美 관세 정책, 반도체 훈풍 악영향 '예의주시'

 

삼성전자(005930)가 올 3분기 12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역대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고 '10조 클럽'에 재차 가입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도래하면서 벌써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4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변수'가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차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자존심 회복한 삼성전자…4Q 기대감·불확실성 '상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을 잠정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14조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22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2분기(10조 4400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회복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2% 증가한 86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84조 1312억 원, 영업이익 10조 1419억 원이었다.

지난 2분기의 저조한 실적을 극복해 내면서 자존심도 회복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158.55%, 매출은 15.33%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선전 덕분이다. 글로벌 메모리사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생산 감소로 가격이 치솟았다. 또한 HBM 출하량 확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대에 힘입어 가동률이 상승했고 시스템반도체 수주 등의 호재도 한몫했다.

반도체 훈풍이 이제 막 전 세계를 강타한 까닭에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 나온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다소 불투명했던 2026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며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수직 상승했다"며 "삼성전자의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 호조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4분기는 TV와 가전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통한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올 3분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실적 개선 여지가 큰 만큼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을 잠정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10조 클럽'에 재가입하게 된 것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을 잠정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10조 클럽'에 재가입하게 된 것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반도체 품목 관세 가능성…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반감 우려

올해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안팎에선 4분기 실적은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대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고율의 관세 정책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는 우리나라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생활가전의 경우 지난 4월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10% 보편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또한 전자제품에 함유된 철강 함량에 따른 관세까지 부과 중이다. 생활가전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 요인인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해서 예고하는 반도체 품목 관세는 삼성전자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미국이 수입 전자기기에 장착된 반도체 개수에 따른 관세 부과 방식까지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자칫 삼성전자 실적의 바탕이 된 메모리 훈풍이 꺾일 수도 있다.

물론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어 삼성전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공존한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모른다는 점 역시 리스크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며 "지금 (정부가)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반도체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로 확산하면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와 함께 3분기 호실적의 또 다른 요인이었던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신제품 출시 효과도 4분기에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번 3분기에는 갤럭시Z폴드7·플립7 등 모바일 신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지만 4분기에는 판매량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 급성장으로 반도체 훈풍이 뚜렷해졌지만, 현재(3분기) 성장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쉽지 않다"며 "미중 갈등과 미국 관세 정책 등 사업별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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