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집권 자민당 총재 당선…日 최초 여성 총리 유력

승리 연설 "새로운 시대 열었다…힘든 상황에 워라밸 버린다"
트럼프 관세 재협상 시사…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4일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64)이 "자민당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했다.

최초의 여성 총재로 이름을 올린 다카이치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결선 투표 최종 승리 직후 연설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카이치는 "많은 사람들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쁘다기보다는 앞으로가 정말 힘들다. 모든 세대가 결집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침체된 당의 지지율을 둘러싼 엄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를 일하게 할 것"이라며 "나 자신도 워라밸이라는 말을 버리겠다"고 호소했다.

다카이치는 이날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를 얻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성을 누르고 최종 당선됐다.

결선 투표는 국회의원 295표와 광역자치단체 도도부현련 47표로 정해졌는데 다카이치는 국회의원 149표, 광역자치단체 36표로 모두 185표를 얻었다. 반면 고이즈미는 국회의원 145표, 광역자치단체 11표로 모두 165표를 획득했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전국 자민당원·당우(지지 단체 회원) 295표와 국회의원 295표를 합친 총 590표 중에서 다카이치는 총 18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하고 고이즈미는 총 164표를 얻어 2위였다.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어 곧바로 진행된 결선에서도 다카이치가 승리한 것이다.

이번 승리로 다카이치는 일본 역사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공식 총리 지명은 오는 10월 15일 국회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카이치가 총리에 공식 지명돼도 고령화, 지정학적 불안, 경기 침체, 이민 문제 등 복잡한 과제를 마주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민당이 1955년 이후 거의 끊임없이 집권해온 정당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자민당은 여전히 일본 국회 내 최대 정당이지만, 최근 선거에서 연립 여당이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상실하면서 야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야권과의 협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민을 '조용한 침략'이라 규정하며 외국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극우 정당 산세이토는 젊은 유권자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를 계승해 대규모 재정 지출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며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다카이치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투자 협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카이치는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등으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카이치는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과 대만과의 '준안보동맹' 구상도 제시한 바 있고 당선 시 "일본이 돌아온다(Japan is Back!)"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해외 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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