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美CDC 국장 "케네디 장관이 보건 위협…아이들 피해"

상원 청문회 출석…"새 백신 권고안 승인 않으면 사임하라 압박" 주장


취임 한 달도 안 돼 해임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이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전 모나레즈 전 CDC 국장은 이날 상원 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케네디 장관이 미국의 공중보건 체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나레즈는 재임 당시 케네디 장관이 이번 주 후반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실무위원회(ACIP)가 발표할 예정인 새 백신 권고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동 백신 접종 일정을 변경하라는 케네디 장관의 요청에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나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으나 케네디 장관은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데이터와 과학자들이 백신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나레즈는 케네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매일 아동 백신 일정 변경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예방 가능한 질병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우리 아이들이 굳이 피해를 보지 않아도 될 것들로 인해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데브라 아워리 전 CDC 최고의료책임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CDC 예방접종실무위원회가 참고할 수 있도록 B형 간염 백신과 관련된 데이터를 제공해 달라고 케네디 장관의 정치 참모에게 요청했지만 그는 이 데이터가 신생아 접종 일정을 유지하는 쪽으로 편향돼 있다며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모나레즈의 진술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의문을 제기하며 케네디 장관을 엄호했다.

지난 7월 모나레즈 상원 인준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민주당 의원들은 그에게 사과하며 케네디 장관을 비판했다.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케네디 장관은 취임 이후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회의론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CDC 예방접종실무위원회를 백신 회의론자들로 채워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오는 18~19일 열리는 CDC 예방접종실무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려 더 주목을 받았다.

회의에서는 미국 아동에게 권장되는 정기 예방접종에 대한 주요 변경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자문위가 권고안을 채택하면 CDC 국장이 승인해야 공식 보건 지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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