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딸 성적학대 60대男 총 쏴 죽인 美아빠…정당방위 받을까

사라진 딸과 성폭행범 함께 있자 쫓아가 총격…911 신고해 자수

내년 1월 재판…배심원 판단에 이목 집중


10대 딸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을 총으로 쏴 살해한 30대 아버지가 정당방위를 인정받을지 여부가 미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주에 거주하는 애론 스펜서(37)는 지난해 10월 9일, 사라진 딸(14)이 그의 딸을 이전헤 성폭행한 마이클 포슬러(67)와 함께 있자 이들을 쫓아가 포슬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슬러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건 3개월 전 스펜서의 딸은 가족과 친분이 있는 지인의 집에서 만난 포슬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털어놓았다. 스펜서의 아내에 따르면 포슬러는 부부의 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그루밍했다. 포슬러는 체포됐지만, 아동 대상 인터넷 스토킹과 성폭행 등 수십 건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건 당일 스펜서는 개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깨 딸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스펜서의 아내는 딸이 친척들과 함께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던 중 시누이로부터 약 이틀 전 포슬러가 딸과 사촌에게 음식 배달 서비스 주문 비용으로 표시된 돈을 송금한 내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포슬러가 접촉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딸과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스펜서의 아내는 페이스북에 "911에 전화해 그 남자가 연루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순간 '그가 딸을 데리고 있다면 다시는 못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차를 몰고 주변 도로를 수색하던 스펜서는 마을에서 동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에서 포슬러의 차량을 발견했다. 조수석에는 그의 딸이 타 있었다.

스펜서는 급히 유턴해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깜빡이며 포슬러의 차량을 뒤쫓았다. 다음 교차로에서 그는 포슬러의 차량을 들이받아 도로 밖으로 밀어냈다.

스펜서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딸은 조수석에서 내리려 했지만 포슬러가 딸을 붙잡았다. 그는 포슬러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외쳤고, 포슬러가 무언가를 손에 들고 그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고 밝혔다. 이에 스펜서는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총을 쐈고, 이어 포슬러에게 달려들어 권총으로 그를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스펜서는 차량에서 딸을 데리고 나왔고, 911에 전화해 딸을 납치한 남자가 길가에서 죽어있다고 알렸다. 스펜서는 포슬러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 진술에 의하면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포슬러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스펜서가 911에 신고하고 당국의 조치를 기다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시넬리 변호사는 "어떤 부모가 '방금 전화했는데, 딸이 몇 달 동안 폭행을 가해 온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남자를 찾아달라'고 말하겠는가"라며 CNN에 말했다.

스펜서는 1급 살인 예비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검찰은 2급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아칸소 주법에 따르면 2급 살인 혐의는 1급 살인과 달리 사전 고의성이 요구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건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85년 루이지애나에서 게리 플라우쉬는 자신의 아들을 학대했다고 의심되는 남성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2년에는 텍사스의 한 목장주가 5세 딸을 성폭행하는 남성을 붙잡아 구타했지만 기소되지 않았다.

스펜서의 재판은 내년 1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배심원들이 그의 무력 사용이 딸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판단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유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유죄 판결을 내리지 않는 '배심원 무효화'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35만 명 이상이 스펜서에 대한 기소를 철회해달라는 청원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스펜서의 행동을 딸을 지키기 위한 영웅적인 행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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