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공장 급습에 美도 내상 불가피…"외국기업, 투자위험 재평가"

美언론들 "전례없는 이민단속, 美투자 매우 불안정 메시지 발신"

韓 등 외국 투자로 경제 성장한 조지아주…이민단속 지원에 난처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치 배터리 공장 단속으로 300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집단 체포·구금된 이번 사태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내 외국 기업의 투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이민 단속의 여파가 업계 전반에 울려 퍼지며 아시아 국가가 미국의 청정에너지 추진에 투자한 수십억 달러의 위험을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단속 여파로 이미 미국 내 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 한국인 근로자들은 추가 단속에 걸릴까 두려워 미국 파견을 꺼리는 분위기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은 손목과 허리, 발목에 족쇄를 찬 구금자들을 상기하며 "기업들은 굴욕과 수치를 느꼈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보장이 없다면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딘 베이커 경제정책연구센터 선임 경제학자도 이번 사태로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재평가할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현대차를 비롯한 모든 외국 투자자가 미국 투자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매우 큰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정책 불확실성뿐 아니라 현지 인력 채용 확대도 외국 기업 투자 리스크로 지적된다.

수전 헬퍼 케이스웨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단속은 외국 기업에 더 많은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기업들이 숙련된 한국 직원을 미국 고용인력으로 대체하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며 "기업들은 공장 운영을 세부적으로 이해하는 훈련된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한국 전문가들의 적시 접근이 없다면 건설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신중한 입장도 있다. 전 크라이슬러 임원인 빌 루소 오토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건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미국 내 공장 운영의 위험과 복잡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겠지만 "장기적 투자 전략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 시장은 한국과 일본 제조업체들이 물러서기에는 너무 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사건이 노동 관행에 더 큰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韓투자 대거 유치한 조지아주, 강경 이민단속은 환영 '모순'

한국 기업 유치로 경제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조지아주가 이번 사태로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그간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등 외국인 투자에 대해 자랑해 왔다.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은 자신의 가장 큰 경제적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동시에 켐프 주지사는 공화당원으로서 이민자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이번 단속 집행에도 지지를 표명했으며 그 과정에서 도로 차단 등을 지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켐프 주지사가 이민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장려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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