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발목 사슬 충격, 정부는 나몰라라"…美 구금 직원 가족의 호소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미국 사법 당국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州)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포함해 450명을 체포한 가운데 한 직원의 가족이 "가족들은 매우 당황스럽고 충격에 빠진 상태"라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의 처남이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치소에 억류 중이라고 밝힌 공익법단체 두루의 이한재 변호사는 8일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체포되기 직전, 이민 조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는 카톡이 마지막이었다"라며 현재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회사에서 정해주는 대로 비자를 받았고, 회사의 지침대로 출장을 가서 일을 했는데 이것이 이주구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들과 동료들이 수갑과 발목 사슬을 차고 끌려가는 영상을 미국 정부에서 자랑하듯 퍼트린 점도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직후에도 한국 정부의 대응이 더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기업 대변인 성명만 나왔을 뿐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설명이나 직접 지원은 미비했다"라며 "주미국 영사관에서는 가족들에개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 비상 연락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5.9.6/뉴스1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5.9.6/뉴스1

 

이번 사태의 근본 배경에는 한국 기업들이 수년간 안고 있던 비자 문제가 있다.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근무하려면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주재원(L-1) 비자 같은 정식 취업 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발급 요건이 까다롭고 오래 걸릴 뿐 아니라 한국은 H-1B 비자의 할당량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기업들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상용(B-1) 같은 단기 비자를 이용해 직원들을 파견하는 편법에 의존했다. 이러한 단기비자는 일반적으로 최대 6개월 체류가 가능하지만 근로 활동은 금지된다.

이번에 급습을 당한 조지아주 공장은 현대차와 LG가 각각 50%씩, 총 43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한 시설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압박하면서도 정작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비자는 내주지 않고 있다.

그동안 비자 발급 문제를 지적받고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변호사는 "우리 가족의 경우 장비 관련 미팅과 정비 정도를 한다고 들었고, 그것은 회사의 지침대로 B-1 비자의 범위 안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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