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순찰에 軍 투입한 트럼프…"독재자 원하는 미국인 많아"

타임 "오바마 '난 독재자 아냐' 농담에 안심…트럼프엔 아무도 안 웃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독재자를 원하는 미국인이 많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해 주요 도시의 치안 유지를 위한 군 병력 동원을 둘러싼 비판에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 동원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나를 독재자라고 부르지만, 나는 범죄를 막는다"라면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면 차라리 독재자가 낫겠다'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부분 사람은 그(트럼프)가 범죄를 막는다면 그가 원하는 뭐든지 돼도 괜찮다(고 한다)"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주방위군을 배치한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은 38%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날(25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군 동원과 관련해 "많은 사람은 '아마도 독재자가 좋겠다'라고 말한다"라며 "나는 독재자가 싫다. 난 독재자가 아니고 엄청난 상식을 가진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전에는 "나는 취임 첫날 빼고는 독재자가 되지 않겠다"라는 말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독재자'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도 군 병력을 보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 소속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wannabe dictator)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극한 갈등을 빚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이상하게도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다"라며 "대통령이 워싱턴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강압적으로 굴복시킬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겸손한 순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똑같은 말을 하면 "맥락이 완전히 다르다"며 "아무도 웃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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