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일본 총리, 패전일 추도사 13년 만에 '반성' 부활

아시아 주변국 침략·가해 표현 없어… '반성'에도 진정성 여전히 의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추도사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건 13년만이다.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쿄 치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의 패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13년 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제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대다수가 되었다"며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 다시는 잘못된 길을 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사히 신문이 인용한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추도사는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과거 반성이 필수라는 이시바 총리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쟁에 대한 '반성'만 되살렸다.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은 빠져 식민지로 지배했던 이웃 국가에 대한 진정한 반성으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시바 총리는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책임 언급 없이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를 세대를 넘어 계승하고,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실천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의 추도사를 보면 1993년 호소카와 고희 총리가 아시아의 희생자를 언급하며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이듬해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그 전투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가져왔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일본의 가해 책임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역대 총리는 '반성'을 언급해 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가 재집권한 2013년 이후 추도사에서는 '반성'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역사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간 나오키, 기시다 후미오 두 총리도 '반성'을 사용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노선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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