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혹스 이끌었던 피트 캐롤, 다른 팀 감독으로 시애틀 왔다

라스베가스 레이더스 감독으로 7일 시혹스와 시범경기 펼쳐

14년 추억의 경기장에서 시애틀 팬들과 ‘허그 세례’ 재회


14년 동안 시애틀 시혹스를 이끌며 슈퍼볼 우승과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낸 피트 캐롤 감독이 라스베가스 레이더스의 사령탑 자격으로 시애틀을 찾았다.

캐롤 감독은 지난 7일 시애틀 루멘필드에서 열린 시애틀과 라스베가스의 시범경기에서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경기장에는 관중은 커녕 대부분의 선수와 스태프조차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캐롤은 천천히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과거의 추억을 되새겼다.

그는 사이드라인과 엔드존을 오가며 옛 제자, 시애틀 시절 함께했던 코치진과 트레이너, 미디어 관계자들과 일일이 포옹과 악수를 나눴다.

‘리전 오브 붐’의 주역인 마이클 베넷, 클리프 애브릴은 물론, 현역 코너백 리크 울런과 데본 위더스푼 등 후배 선수들도 캐롤을 발견하자 곧바로 몰려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후임 감독인 마이크 맥도널드와도 짧지만 진심 어린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경기 전 루틴도 그대로였다. 예전처럼 사이드라인에서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고, 심지어 공을 들고 시애틀 선수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 직접 패스를 건네기도 했다. 당시 캐롤이 건넨 공을 받은 이는 다름 아닌 리시버 쿠퍼 컵. 컵은 환하게 웃으며 공을 되돌려주었다.

시애틀 단장 존 슈나이더와의 재회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2013년 슈퍼볼 우승의 주역으로, 경기 전 라디오 방송 전 짧은 대화를 나누며 함께 ‘셀카’를 찍었다. 슈나이더는 “같은 경기장에서 이렇게 마주하는 게 정말 이상한 기분”이라고 말했고, 캐롤은 “다 좋다”며 미소로 답했다. 심지어 라디오 인터뷰 도중 캐롤이 불쑥 끼어들어 “방송 망치러 왔다”고 농담을 던져 주변을 웃게 했다.

관중석에서도 캐롤을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한 팬은 캐롤 얼굴이 그려진 시애틀 경기 티켓 모양의 배너를 들었고, 또 다른 팬은 “You’re da man”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경기 전 소개 영상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비록 공식적인 환영 세리머니는 없었지만, 팬들의 반응만으로도 그의 유산이 얼마나 깊게 각인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캐롤의 복귀전은 단지 개인적인 재회만이 아니었다. 

이전 시애틀 주전 쿼터백이자 지난 3월 트레이드를 통해 레이더스로 이적한 지노 스미스도 함께 돌아왔다. 스미스는 경기 시작 2시간 반 전 필드에 나와 몸을 풀며 옛 동료, 코치진과 인사를 나눴고,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터널을 나섰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도 분명히 보였다. 현재 시애틀 로스터 91명 중 캐롤 시절 영입된 선수는 단 30명뿐. 그중 19명이 드래프트 지명 선수이며, 나머지 11명은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으로 합류했다. 

스타팅 라인업에서도 절반 이상이 새로운 얼굴이었다. 이는 불과 한 시즌 만에 시혹스가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시애틀은 앤서니 브래드퍼드, 타이 오카다, 패트릭 오코넬을 주장으로 내세웠고, 클린트 쿠비악 신임 공격 코디네이터가 사이드라인에서 플레이콜을 지휘했다. 

경기 전에는 여자 플래그 풋볼 쇼케이스 참가자들이 ‘12번 깃발’을 올리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비록 이번 경기는 23-23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루멘필드는 단순한 프리시즌 경기장이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새로운 미래가 교차하는 무대였다고 시애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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