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위암, 간암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

가장 큰 원인으로 재확인 "인과성 더 명백"

30년 이상 흡연을 했고 흡연량이 하루 한 갑 20년 이상이었다면 비흡연자보다 소세포폐암 발생 위험이 약 54.5배 높고 소세포폐암 발생에 흡연이 미친 영향은 98.2%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장암(28.6%), 위암(50.8%), 간암(57.2%)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국내 발생률 상위 주요 암종을 놓고 생활환경과 유전위험점수(PRS)가 같은 수준인 사람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와 기여위험도를 암종별로 비교 분석해 11일 이같이 발표했다.

건강보험연구원과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함께 한 이번 연구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을 상대로 건강검진과 PRS 자료, 중앙암등록자료, 건강보험 자격자료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 관찰하며 분석했다.

암 발생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 특성과 생활환경 그리고 PRS가 같은 수준이더라도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 같은 담배소송 대상 암종의 흡연으로 인한 발생위험도는 여타 암종보다 높았다.

비흡연자보다 '30년 이상, 20갑년(하루 한 갑 20년) 이상' 현재흡연자의 암 발생위험도는 소세포폐암 54.5배, 편평세포폐암 21.4배, 편평세포후두암 8.3배 높은 반면, 위암은 2.4배, 간암 2.3배, 대장암은 1.5배로 확인됐다.

흡연력에 따른 암 발생위험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암 발생 기여위험도 분석에서는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현재흡연자에서 흡연이 소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98.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편평세포후두암 88%, 편평세포폐암 86.2%로 흡연이 담배소송 대상 암종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

그에 비해 흡연이 대장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28.6%, 위암 50.8%, 간암 57.2%로 소송대상 암종에 비해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상당히 낮고, 흡연 이외의 원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전요인이 편평세포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0.4%로 극히 낮지만, 대장암은 7.3%, 위암은 5.1%로 유전요인의 영향이 편평세포폐암보다 각각 18.3배, 12.8배 크게 나타났다.

흡연, 유전요인의 폐암 및 후두암 발생에 대한 기여위험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종을 대상으로 암종별 유전위험점수를 활용해 흡연과 유전요인의 암 발생 기여정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폐암, 후두암은 여타 암종과의 비교에서도 암 발생에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월등히 높고, 유전요인의 영향은 극히 낮았다.

이에 대해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보험정책연구실장은 "흡연과 폐암, 후두암 발생 간의 인과성은 더욱 명백해졌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유병률 상위 암종으로까지 확대, 비교를 통해 폐암, 후두암 발생에서 흡연의 높은 기여정도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