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황제냐" 트럼프 비판했다가…美비자 취소당한 노벨상 수상자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198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84)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지 몇 주 만에 미국 입국 비자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내 비자를 정지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그 의사소통은 매우 간결했고, 그들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그 이유를 추측해 볼 수는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트럼프를 '로마 황제'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작은 나라가 미국 정부와 의견을 달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대통령이 마치 로마 황제처럼 행동해 나머지 세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적었다. 이어 "내 정부에서는 코스타리카가 미국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 코스타리카 대통령인 로드리고 차베스 대통령의 대미 정책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직격한 것이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1986~1990년, 2006~2010년 두 차례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지냈다. 중남미 지역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니카라과·엘살바도르 내전의 중단 등을 골자로 한 중앙아메리카 5개국 평화협정을 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