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결단에 통일교 尹대선 적극 도왔다…김건희·권성동 투트랙"

김건희 공소장 적시…윤영호, 한학자 승인 하에 金·權 접근

샤넬 백 받고 전화로 "정부 차원서 통일교 위해 노력할 것"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의 현안 청탁 의혹의 중심에 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받아 김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투트랙 접근을 했다는 취지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3일 뉴스1이 입수한 97쪽 분량의 김 여사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 지시에 따라 2022년 3월 9일 치러질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정책을 정부 정책으로 수용하고 통일교와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4월쯤 한학자 총재에게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김 여사에게 선물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해 승인받았다"며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게 윤 전 본부장이 금품을 제공한 것도 한 학자 총재 승인이 있었다"고도 기재했다. 권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힌다.

아울러 "한 총재 결단에 따라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며 "김 여사는 선거 지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통일교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도 "한 총재의 승인 하에 통일교 조직, 재정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과 그 주변 정치인들의 정치활동 및 선거운동을 지속해서 지원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현안 청탁을 목적으로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그리고 윤핵관 의원들에게 접근해 금품 등을 건네고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통일교의 청탁 배경에 대해 "한 총재가 문선명 전 총재가 사망한 2012년 9월 3일부터 통일교 총재로서 단독 지도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통일교는 문 전 총재 사망 이후 후계 구도 문제와 2대 총재인 한 총재와 3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한국회장과 대규모 자산 소송전 등 지속적 내분이 발생해 재정이 점점 악화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총재는 2019년 10월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교단 대회에서 자기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내용의 정교일치(政敎一致) 이념을 강조했다"며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 등은 이와 같은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고 통일교의 종교적 이권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했다"고도 적시했다.

공소장에 언급된 통일교 현안 사업은 △제5 UN사무국 한국 유치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설립을 위한 캄보디아 메콩피스파크(MPP) 사업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설치 등이다.

특검팀은 "이는 주로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관련되고 대규모 공적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는 통일교의 이와 같은 현안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 조직과 예산, 인사 및 정치인의 영향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윤 전 본부장은 먼저 2021년 12월 29일과 2022년 1월 5일 두 차례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을 통해 권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에 윤 전 대통령(당시 후보)이 참석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통일교 정책, 프로젝트, 행사 등을 나중에 윤석열 정권이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는 등 지원해 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통일교의 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 대선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 5일 한 총재 승인으로 권 의원에게 금품을 공여했다"며 "권 의원은 2022년 2월 8일 경기 가평군 소재 통일교 건물을 방문해 한 총재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시 후보를 돕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감사 표시를 했다"고 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는 2022년 2월 13일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면담을 주선해 마치 미국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선거를 도왔다고 한다. 또한 2022년 3월 2일 서울 송파구 소재 모 호텔에서 열린 약 120명 정도 참석한 교단 행사에서 한 총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윤 전 본부장은 교단 현안 청탁을 위한 소통 창구로 권 의원 외에 한 총재 승인 하에 김 여사에게 접근하기로 했다. 2022년 3월 23일 통일교 산하 단체 한국회장 A 씨로부터 '(건진법사)전성배 씨가 김 여사와 친분이 두텁고 향후 윤석열 정권에서 굉장히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전 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7월 전 씨와 사전 협의를 거친 뒤 세 차례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 샤넬 백 2개 등 총 8239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 특검팀은 이 금품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은 선물을 건네며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통일교 추진 국제행사인 서밋 2022 & 리더십 콘퍼런스 교육부 장관 예방 등 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통일교의 각종 프로젝트와 행사에 대한민국 정부 조직·예산·인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전 씨에게 선물을 받은 김 여사의 반응을 물었고 전 씨는 김 여사의 반응을 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공소장에는 "김 여사가 2022년 7월 15일 전 씨 요청으로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금품 제공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시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전 씨와 공범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와 전 씨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통일교 도움이 매우 컸으므로 통일교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전 씨가 김 여사를 대신해 통일교를 접촉해 그와 같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공소장에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다른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5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고가매수주문(1411회), 물량소진주문(1111회), 허수매수주문(291회), 시·종가관여주문(204회) 등 총 3017회 이상 매매주문을 통해 8억1144만3596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적시했다.

공천개입 관련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 씨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기재했다.

구체적으로 명 씨는 2021년 6월 26일~ 2022년 3월 2일 경남 창원 소재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위해 총 1억5840만 원 상당의 20대 대선 공표용 여론조사를 총 36회 실시해 공표하고 2021년 8월 13일~2022년 3월 8일 합계 1억1600만 원 상당의 비공표용 여론조사 총 22회를 각각 실시해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후인 2022년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될 것이 확정되자 명 씨는 2022년 4월 위 여론조사의 제공 대가로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에게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취지로 수차례 청탁하고 그 무렵 윤 전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됐다. 역대 영부인 중 최초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것도 처음이다. 김 여사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에 배당됐다. 첫 공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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