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밴쿠버 할로윈행사에 ICE복장 입고 나타나다니

워싱턴주 밴쿠버 ‘프랭클린거리 할로윈행사’ 정치 논란 휩싸여

ICE 복장 전직 시의원·시장 ‘좋아요’ 반응에 지역사회 비판 확산

 

워싱턴주 밴쿠버의 대표적인 이웃 축제 중 하나인 ‘프랭클린 거리 할로윈 행사(Holidays on Franklin)’가 올해는 지역 정치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전직 시의원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복장을 한 채 행사에 참석했고, 이에 시장이 ‘좋아요’ 반응을 보였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사과한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밴쿠버 전 시의원이자 역사학자인 팻 졸로타(Pat Jollota)로, 그는 지난 10월 18일 행사에 ICE 요원 복장을 하고 참석했다. 

졸로타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을 풍자하려는 정치적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지역 이민자 단체들은 “상처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밴쿠버를 포함한 워싱턴 지역에서 실제 ICE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포의 상징을 코스튬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 행사는 정치 컨설턴트이자 전 청소년 목사인 짐 메인스(Jim Mains)의 자택에서 열렸으며, 전 시의원 래리 J. 스미스가 행사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오늘 밤 ICE 요원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모두 숨었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밴쿠버 시장 앤 맥에너니-오글(Anne McEnerny-Ogle)이 하트 이모티콘으로 반응했고, 지역 사회에서 “지도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폭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맥에너니-오글 시장은 다음 주 시의회 회의에서 “행사 참석과 게시물 반응 모두 부적절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는 “사진 속 장면은 분명히 상처를 주는 것이며, 나 역시 이를 인정한다. 이번 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자 메인스는 이후 지역 단체 SWEC, LULAC, NAACP 등에 이메일을 보내 “이 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감정은 정당하다”며 사과하고, LULAC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그는 “이번 일은 단순한 판단 착오가 아니라,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공공연히 소수자들의 고통을 희화화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단순한 사과 이상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SWEC와 LULAC은 시의회에 ICE 요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 제정과 피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스닝 세션(listening session)’ 개최를 제안했다. LULAC은 성명을 통해 “ICE 단속의 이미지는 단순한 분장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의 공포”라며 “이 같은 행동은 공동체의 신뢰와 안전감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라티나계 시의원 다이애나 페레즈는 “리더의 사과는 시작일 뿐이며, 진정한 책임은 배움을 통해 공동체의 존중과 포용을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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