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캐나다·뉴질랜드·태국·베트남·호주·일본 정상과 회담 소화
李, '헤비메탈 드러머' 日총리에 "제 꿈 모두 이뤄" 회담장에 폭소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캐나다를 시작으로 뉴질랜드·태국·베트남·호주·일본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소화하며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특유의 입담으로 회담 분위기를 띄웠고 각국 정상들도 유머를 더하며 화기애애한 양자 회담이 이뤄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오늘 오전 캐나다에 이어 오후에는 뉴질랜드·태국·베트남·호주·일본 정상들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회담에서 "뉴질랜드에 가서 꼭 낚시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럭슨 총리는 "당선 축하 전화를 할 때 낚시를 좋아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한국에 가는 김에 성형을 해볼지 물었더니 다시 태어나는 게 나을 것 같단 말을 들었다"고 농담을 해 좌중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는 베트남의 뛰어난 치안 상황을 치하했다. 끄엉 주석은 베트남에서 한국 교역 비중이 매우 높다며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연간 460만 명에 달한다며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돈독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앤소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지금껏 한국 정상이 호주 의회에서 연설한 적이 없다"며 이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해 의회 연설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를 만나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꿈을 모두 실현했다.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한 좌중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학 시절 헤비메탈 밴드 드러머로 활동했다. 블랙 사바스나 아이언 메이든 같은 밴드의 팬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 오토바이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정계에 입문하기 직전까지 그는 가와사키 Z400GP 등을 타고 거리를 질주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사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다카이치 총리도 매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국민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며 다카이치 총리 재임 기간에도 일본인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다카이치 총리도 이 대통령 말에 동의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김과 화장품을 좋아한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한국 김과 화장품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통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