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EU 동시다발 제재에 발끈…"트럼프, 미친 유럽과 한패"

러 외무부 "서방 제재 면역 갖춰"…메드베데프 "전쟁이다"
트럼프, 러 에너지 겨냥 집권 2기 첫 제재…EU, 19차 제재 패키지 채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의 동시다발적 제재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의 에너지 제재는 우크라이나 평화 구축의 관점에서 극도의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신규 대러 제재에 대해선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는 EU에 대체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고 경제와 국방력을 손상하겠다는 그들의 수단은 이미 고갈됐다"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강력한 면역력을 갖췄다. 정치·경제적 잠재력을 계속해서 자신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미국은 우리의 적이며 그들의 말 많은 '평화 중재자'(트럼프를 지칭)가 러시아와의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정은 러시아에 대한 전쟁 행위다. 트럼프는 미친 유럽과 이제 완전히 한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는 러시아 정부 내에서도 반서방 강경파로 꼽힌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2일 집권 2기 첫 러시아 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루크오일과 로스네프트 및 자회사들을 제재 대상 명단에 추가하며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헝가리에서 조만간 열려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역시 이날 취소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는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EU도 같은 날 19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승인하고, 23일 곧바로 정식 채택했다.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 시점을 1년 앞당겼고, 러시아가 제재 회피를 위해 사용하는 '그림자 선단' 목록에 유조선 117척을 추가해 제재 범위를 넓혔다. EU 내 러시아 외교관들의 활동에도 제동을 걸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의 신규 대러 제재를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를 놓고 '단호하고 표적을 잘 잡은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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