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흡착 신소재' 개발한 3인, 노벨화학상…日 생리의학 이어 2관왕
- 25-10-08
日 기타가와·호주 롭슨·美 야기…금속-유기 골격체 'MOF' 구현
"이산화탄소 가두고, 사막 수증기 채집하고…활발한 산업 응용"
올해 노벨화학상은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구조적으로 연결한 신물질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MOF는 1g이 축구장 수준의 표면적을 가질 정도로, 빽빽하게 기공으로 들어찼다. 압도적인 흡착 성능에 더해, 특정 물질만을 포집하도록 설계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MOF는 기후 위기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거나, 물에서 특정 화학물질을 분리하는 등에 쓰일 수 있다. MOF가 적용된 공기청정기 필터 등 산업에서의 활용도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키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MOF라는 개념은 1989년 롭슨 교수가 미국 화학회지(JACS)에 발표한 연구로부터 출발했다.
그는 구리 양이온과 테트라시아노테트라페닐메탄이라는 4개의 팔을 가진 분자를 결합했다. 불안정한 물질이 합성될 거란 연구계 예측을 깨고, 이 물질은 질서정연하면서도 넓은 내부 공간이 있는 결정구조를 이뤘다.
그는 이온과 분자 사이 존재하는 고유 인력을 이용하면 새로운 분자 구조를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당시 화학계로서는 새로운 물질 합성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 연구를 발전시킨 게 함께 상을 받은 키타가와 교수와 야기 교수다. 키타가와 교수는 1992년 아세톤 분자를 가둘 수 있는 2차원 물질을 합성했다. 연구를 발전시켜 1997년엔 코발트·니켈·아연 이온과 비피리딘 등을 합성해 3차원 구조의 MOF를 개발했다.
이는 물을 채웠다가 건조해도, 내부를 각종 기체로 채워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했다.
이미 '제올라이트'와 같은 다공성 소재가 있기 때문에, 일본 연구 지원기관들은 한때 키타가와 교수가 실용성이지 못한 연구를 한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키타가와 교수는 MOF가 다양한 분자 조합으로 만들어진다는 점, 여러 기능을 통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소재란 점에서 필요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야기 교수의 경우 더욱 통제된 방식으로 MOF를 설계하는 합리적 방법을 보여줬다. 그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레고 블록처럼 조합하면 거대한 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는 실제 성과로도 드러났다. 야기 연구진이 1995년 개발한 구리·코발트 이온으로 구성된 2차원 그물구조는 350도로 가열해도 무너지지 않았다. 야기 교수는 이를 네이처 지에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MOF라는 이름도 붙였다.
야기 교수는 MOF에 원하는 성질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그는 MOF 내 기공 크기를 다르게 설계한 변형체들을 만들었고, 여기에 대량의 메탄가스를 저장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또 MOF를 이용해 미국 애리조나 사막의 공기에서 수증기를 채집하기도 했다. 밤에는 MOF가 공기 중의 수증기를 포집하고, 아침에 태양열로 가열하면 응축된 물이 흘러나오는 식이다.
연구계에서도 MOF 연구가 노벨상을 받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평가한다.
MOF는 물질의 토폴로지(분자의 3차원적 배열을 결정짓는 위상학적 특성)를 활용한 합성이란 점에서 화학계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학문적 의미가 있다.
김자헌 숭실대 교수는 "단계적으로 합성되는 유기 화합물과 달리 고체 화합물은 그 구조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MOF 연구를 통해 나온 각종 토폴로지적 규칙은 이후 연구자들이 합성물 구조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며 "MOF는 고체-무기 화합물이지만, 이런 합성은 유기 화합물에도 응용됐다. 금속이 들어가지 않은 '공유결합성 유기골격체(COF)' 등 확산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MOF의 압도적인 흡착 성능과 타깃 흡착물을 조절할 수 있다는 유연성은 다양한 산업적 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는 "LG전자의 공기청정기 프리미어급 필터에도 이미 MOF가 적용됐다. 타사 대비 두배 이상의 높은 탈취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아직 MOF는 단가가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수백톤 급의 대량생산만 가능해지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최 교수는 "MOF에 포집된 물질은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배출될 수 있다"며 "탄소 포집의 취지를 생각하면, 포집 이후 재활용에 드는 에너지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MOF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편 키타가와 교수의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일본은 올해 이공계열 노벨상 수상자를 두 명 배출한 나라가 됐다. 지난 6일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에는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유행을 타지 않고 기초 과학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는 일본의 연구 지원체계가 이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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