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GDP 3%' 17조 횡령 부동산 재벌, 사형 확정…"재산 매각하겠다"

재산 75% 국가에 반환 시 종신형으로 감형 고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한 부동산 재벌 쯔엉 미 란 반 팃 팟 홀딩스 회장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호찌민시 고등인민법원은 "이 사건의 결과가 특히 크고 범죄가 특히 심각하기 때문에 피고인 쯔엉 미 란의 재산 횡령 혐의에 대한 사형을 감경할 근거가 없다"며 란 회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란 회장은 공범 47명과 함께 2012~2022년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 동(약 16조7000억 원)의 금액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2022년 기준 베트남 GDP의 3%가 넘는 금액이다. 란 회장은 SCB에서 어떠한 지위도 없었으나 대리인 명의로 SCB 지분 약 91%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 회장은 108조 동(약 6조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자신의 지하실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은행 감독 책임자에게 약 70억 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란 회장의 재산 횡령 혐의에 사형,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20년, 신용대출 관련 규정 위반 혐의에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고등인민법원은 1심 판결 중 신용대출 관련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16년으로 감형했고, 나머지는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검찰 측에서는 "란이 초래한 결과는 소송 역사상 전례가 없으며, 횡령한 금액도 전례 없이 많고 회복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사회, 금융 시장, 경제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란 회장 측 변호사는 "란이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횡령한 금액의 일부를 갚는 등 감형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 측에서는 란 회장이 범행의 주체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으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란 회장이 감형받을 여지도 잇다. 베트남 형법 제40조에 따르면 재산의 4분의 3 이상을 국가에 반환하고 당국 조사에 충분히 협조할 경우 종신형으로 형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법에 따라 란 회장이 반환해야 할 금액은 약 228조 동, 한화로 12조60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란 회장은 지난달 26일 항소 심리에서 "자산을 매각해 빚을 갚겠다"며 "제발 형량을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사형 선고는 물론 형 집행도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429명에게 사형이 집행됐다. 이후 정확한 사형 집행 건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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