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권성동에 쇼핑백 전달" 인정…"세뱃돈 줬다"

"쇼핑백 준 것 어슴푸레 기억"…금품 전달은 부인

권성동도 "통일교 자체 제작 넥타이 있었다" 진술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된 한학자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넨 사실을 일부 인정했지만, 안에는 금품이 아닌 자신의 이니셜 'HJ'가 새겨진 이탈리아제 넥타이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한 총재는 전날(17일) 6시 40분 동안 진행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첫 피의자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2022년 2~3월 권 의원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며 "당시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준 것을 어슴푸레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한 총재는 권 의원에게 전달한 쇼핑백 속에는 금품이 아닌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넥타이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됐으며, 한 총재 이름의 이니셜 'HJ'가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의 공범으로 지목된 권 의원(구속) 역시 구속 전 특검 조사에서 "한 총재에게 한 차례 쇼핑백을 받았으나 그 안엔 통일교 자체 제작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진술하며 한 총재 측 주장과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한 총재는 통상 회의를 마치면 참석자 중 여성에게 스카프, 남성에겐 넥타이를 선물해 왔다고 한다. 한 총재 측은 "어른이 빈손으로 보낼 수 없으니 건네는 소정의 성의 표시"라며 "세뱃돈을 줬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때 통일교 이인자로 불리며 교단 현안 청탁 목적으로 각종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은 해당 쇼핑백에 "한 총재의 비밀금고에 있던 금품이 담겨있었다"는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전달한 1억 원 중 관봉권이 든 포장지에 '王' 자가 새겨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 총재는 조사 과정에서 "나는 독생녀(하나님의 유일한 직계 혈통의 딸)"라고 소개하며 통일교 교리를 설파하고, 샤넬 백과 관련된 의혹은 부인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한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 관련해 정당법 위반 혐의도 조사에 나섰으나 국민의힘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발되면서 추가 조사 후에 기소 단계에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3차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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