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권성동 돈 준 혐의 부인…특검, 구속영장 만지작

특검, 6시간40분 만에 첫 조사 종료…한학자 측 혐의 부인

"법·원칙에 따라 엄정 처리"…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의혹의 정점 한학자 총재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를 약 6시간 40분여 만에 마쳤다.


한 총재는 이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총재를 둘러싼 의혹이 산적한 만큼 특검팀이 향후 신병을 확보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한 총재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시작해 오후 4시 43분쯤 조사를 마쳤다. 한 총재는 약 3시간 조서 열람을 마치고 오후 7시 33분쯤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출석한 지 약 9시간 반 만이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정당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귀갓길에 '5가지 혐의 다 인정하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한 입장 있나'는 취재진 질문에 "나중에 들으시면 좋겠네요"라고 짧게 답했다.


취재진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왜 1억 원을 전달했나'고 묻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권 의원 구속 결과 보고 출석 일정을 정한 거냐'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한 총재는 차량에 탑승하기 전 "불법 정치자금 및 청탁 직접 지시하셨냐"는 한 남성의 질문에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조사는 한 총재 측 변호인 2명이 입회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검팀은 A4 5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2시간 34분간 진행된 오전 조사에서 특검팀은 준비한 분량의 3분의 1정도 소화하고 한 총재 측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조사는 1시 30분부터 약 3시간가량 진행돼 오후 4시 43분쯤 종료됐다. 한 총재는 이후 약 3시간 동안 조서 열람을 했다.


한 총재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기소),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 등을 통한 교단 청탁 의혹,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 600억 원대 해외 원정 도박 경찰 수사 무마 의혹 등을 받는다.


한 총재 측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다. 특검팀이 통보한 세 차례 소환 조사에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출석했다. 그러면서 특검팀과 사전 협의 없이 전날(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46분쯤 특검 사무실이 있는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도착해 수행원 부축을 받으며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조사날짜를 일방적으로 정한 이유'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수술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짧게 답했다.


한 총재 측은 건강상 이유로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건물 지하 주차장에 구급차를 대기시키기도 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 총재의 3회 소환 통보 불응 및 자진 출석 관련해 "향후 이 사건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자진 출석으로 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만 향후 재소환 요청에도 불응할 경우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한 총재 측이) 현재 출석해 조사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체포영장 청구가 필요하지 않다"며 "다만 재소환 일정이 있는데 불출석 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총재에 대한 첫 조사를 마친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연속 소환 통보에 불출석하고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은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가중시킨다. 이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권 의원은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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