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BTS·블핑·케데헌, 김구 선생님 자다가 벌떡 일어날 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이 최근 K팝을 비롯한 K컬처가 글로벌한 사랑을 받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그 부분에 대한 책무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18일 오전 중구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 '혼돈의 시대, 경계를 넘는 혼종'에서 마크 톰슨 CNN CEO(최고경영자)와 대담 중에 "'K' 소비자 중에 하나"라면서 "K팝이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크 톰슨은 "한국의 팝이나 드라마 앞에 K를 붙이는 것에 대해 환영하느냐"는 질문을 했고, 봉 감독은 이에 대한 대답을 이어갔다.

봉 감독은 방탄소년단(BTS)나 블랙핑크 같은 K팝 그룹에 대해 "(이들은) 그냥 팝스타다, K라는 알파벳을 붙일 필요가 없다"면서 "뛰어난 재능이 있는 플레이어들과 그들을 둘러싼 모든 산업의 한 작품이라 박수를 보낼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공개 작품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역시 K컬처와 K팝의 자장 아래 있는 작품이다. 봉 감독은 "'케데헌'도 물론 매기 강 감독님이 계시지만 그것을 만든 회사나 제작진, 스튜디오는 한국 회사가 아닌 외국 회사다, 외국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그걸 만드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김구 선생님이 자다가 번쩍 일어날 일"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나는 그걸 지켜보는 중이고 내가 거기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책무감이나 이런 건 전혀 없다, 내 한 치 앞이 안개 속이라 발등으로 하락하는 불만 간신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글로벌 관객을 의식하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나는 찍고 싶은 이미지나 만들고 싶은 이미지, 스토리가 있는데, 감독이기 이전에 영화 팬으로서 이러이러한 스토리를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아무도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니 같이 만들어서 내가 봐야지 하는 이런 개인적인 동력에 의해서 지금까지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너무 다이내믹하다, 한국에서는 해외 시골 마을에서 50년간 벌어질 일이 닷새 만에 만들어지기도 한다"며 "영화는 느리고 둔해서 기획해서 개봉할 때까지 2년, 3년이 걸린다, 그래서 변치 않는 본질에 대해 고민한다"고 했다.

또한 봉 감독은 마크 톰슨 CEO에게 영화 속 해외 뉴스 화면에 'CNN' 문구를 넣는 것을 허가받는 과정이 복잡하니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좀 잘해달라고 재치 있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마크 톰슨 CEO는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우리도 홍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꼭 해결하겠다"며 "이 대담이 좋았다, (봉준호는) 나의 영웅이다, 감독님의 모든 작품을 다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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