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지역서 집을 다운사이징하려고 해도 "막막하다"
- 02:22:07
“집은 큰데 살 길 막막”…시애틀서 커지는 다운사이징의 딜레마
집값·이자율 급등에 발묶인 은퇴·중장년층 어떻게 할지 고민깊어
"현재 살고 있는 큰 집서 버티기도 힘들고, 이사가기도 버겁다"
킹카운티 남쪽에 사는 브렌다 비슨(58)씨는 20여 년 전 남편과 함께 큰 집을 마련했다. 방 5개와 넓은 거실이 아이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집은 이제 텅 빈 공간만 남았다.
남편은 2018년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딸마저 독립했다. 거동이 불편해 2층 계단은 더 이상 오르내릴 수 없고, 남은 방 4개는 비어 있다. 매달 들어오는 장애연금과 사회보장연금의 4분의 3이 주택 유지비로 빠져나가지만, 당장 집을 줄이는 일도 쉽지 않다.
비슨처럼 수십 년 전 집을 사서 집값 상승의 이득을 본 세대도 막상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기려 하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 시장 중 하나로, 큰 집을 팔아도 작은 집을 새로 마련하기엔 차액이 줄어들고, 높은 금리 탓에 새 대출은 부담스럽다.
은퇴자, 이혼·사별로 소득이 줄어든 사람,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이들에게 다운사이징은 선택지가 아닌 ‘불가능’에 가깝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킹·피어스·스노호미시·킷샙 카운티의 1,200~2,199평방 피트 주택 중간가는 66만5,000달러로 10년 전보다 2.2배 뛰었다. 그러나 500~1,199평방피트 소형 주택의 중간가는 50만 달러로, 오히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토지 가치가 주택 구조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작은 집의 가격이 더 빨리 오른 것이다. 결국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기려 해도 실질적인 이득이 크지 않고, 경우에 따라선 되레 월 상환액이 늘어나기도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많은 은퇴자와 빈둥지세대가 이사하고 싶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면 결국 남는 게 없다”며 “기존 3%대 저금리 대출을 버리고 6%대 새 대출을 떠안으려는 이가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2021년 3% 안팎의 금리를 확보했던 주택 소유자들은 현재 평균 6.26%까지 오른 금리에 발이 묶여 있다.
비슨 역시 “집을 팔아도 1,200평방피트 남짓한 집이 50만 달러 이상이라 남는 게 없다”며 “새 대출을 받는 것은 꿈도 못 꾼다”고 토로한다.
최근엔 빈 방 절반을 개조해 세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남편과의 추억이 담긴 집이라 떠나기도 두렵고, 남아 있자니 유지가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 주택 시장을 압박한다고 진단한다. 크고 방이 많은 집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다자녀 가정은 구할 집이 줄고, 공급 부족은 다시 집값을 밀어 올린다. “다운사이징은 개인의 선택 문제라기보다 지역 주거 안정과 직결된 사회적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집을 줄여야 할지, 남아야 할지 매일 고민한다”는 비슨의 말처럼, 시애틀의 주택 시장은 많은 중장년층에게 여전히 ‘떠나기도, 버티기도 힘든’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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