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시애틀 KOMO,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 재개

광고주 및 정치권 압박에 싱클레이어 방송그룹 입장 선회


미국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싱클레어 방송그룹이 ABC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의 방영을 다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시애틀 KOMO를 비롯한 산하 ABC 계열사들이 1주일 넘게 방송을 중단하면서 거센 논란을 불러온 사태가 마침내 일단락된 것이다.

싱클레이어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정치적 동기가 아닌, 지역 시청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며 “지역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면서도 전국 네트워크 프로그램 송출 의무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 중단을 둘러싼 거센 비판 여론과 정치권 압박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싱클레어는 진행자 지미 키멀이 보수 진영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한 것을 문제 삼아 방송을 중단했다. 키멀은 보수 논객 찰리 커크의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MAGA 세력이 범인을 자기편이 아닌 것처럼 호도한다”고 발언했고, 이는 친트럼프 진영과 연방통신위원회(FCC) 일부 인사들의 압박으로 이어졌다. 싱클레어는 당시 키멀의 공개 사과와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에 대한 기부를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ABC 모기업 디즈니가 키멀의 정직을 해제하고 프로그램을 복귀시킨 뒤에도 KOMO 등 싱클레어 계열사는 방송을 거부해 비판을 자초했다. 시애틀에서는 광고주들이 광고 집행을 중단했고, 거리 시위와 불매 운동까지 번졌다. 특히 민주당 소속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과 주지사 밥 퍼거슨, 시장 후보 케이티 윌슨 등이 잇따라 공개 반발하며 싱클레어를 압박했다. 

케이티 윌슨 후보는 “키멀을 방송하지 않으면 KOMO 주관 시장 토론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재개 결정이 내려진 직후 “시민들의 목소리가 변화를 만들었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캔트웰 의원은 “시애틀에서 다시 키멀을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방송사는 정치적 압력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퍼거슨 주지사도 “언론을 권력 비판의 기능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싱클레어의 결정 철회를 환영했다.

지역 광고주들의 반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압박이었다. 시애틀시어터그룹 등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방송사와는 협력할 수 없다”며 광고를 철회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싱클레어는 “표현의 자유는 방송사가 자체 판단으로 편성권을 행사할 권리를 보장한다”며 여전히 ‘자율적 결정’임을 강조했지만, 결국 지역 여론과 정치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물러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키멀은 복귀 무대에서 “나는 커크의 죽음을 가볍게 다룰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신시어의 조치에 대해서는 “미국답지 않다(Un-American)”고 직격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특정 정치 성향의 방송사 편집권 행사와 시청자·정치권의 여론 압박이 정면 충돌한 사례로 기록됐다. 언론 자유와 방송사의 자율 편성권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시청자의 선택과 사회적 압력이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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