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금 한국인 출국 왜 연기됐나…'자진 출국'·'호송 방법' 이견 가능성

美, '전원 자진 출국'에 이견 제시했나…이민 당국, '추방' 고수했을 가능성

공항 호송 방식 두고 한미 혹은 美 행정부 내 이견 가능성도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뒤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이 연기됐다. 미국 측이 '전원 자진 출국' 형식에 이견을 제시했을 가능성과, 이들의 공항 호송 방식을 두고 한미, 혹은 미국 행정부 내의 입장이 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10일 언론 공지를 통해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시간 10일 출발은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라며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당초 조지아주 포크스턴 시설에 구금돼 있는 우리 국민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쯤,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3시 30분쯤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이들을 데려올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이날 오전 10시 21분께 인천공항에서 이륙했다.

정부는 그간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강제 추방' 형식이 아닌 '자진 출국' 형식으로 이들을 일괄 귀환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전세기가 이날 미국으로 출발하며 한미 간 협의가 완료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측이 막판에 협상을 '틀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구금 한국인이 추방되는가' '미국 재입국이 금지되나' 등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법대로 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추방(deported)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교부의 설명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미국 이민 당국의 입장이 완고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아울러 구금된 한국인들이 모두 자진 출국 형식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뒤, 추후 미국으로 재입국할 때 입국 불허 등 미국 측이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 측이 이에 대한 '확답'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관련 협의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구체적 설명 없이 "美측 사정으로 출발 연기"…한미 외교장관 '담판'에 주목

일각에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날인 9일 방송기자클럽초청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김 실장은 토론회에서 "미국의 법 집행기관이 손에 뭘 구금하는, 고집하는 방식이 있다"라며 "우린 절대 그런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하나까지 마지막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구금된 국민을 공항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미국 이민 당국이 체포 당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손과 다리에 사슬이나 수갑을 채울 것을 고집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를 두고 미 국무부와 이민 당국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현재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미국 측의 사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 미국 측으로부터 실제 구체적인 사유를 전달받지 못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 30분에 워싱턴 D.C.에서 한미 외교장관이 만날 예정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우리 국민의 출국이 연기되며 한미 간에 중대한 이견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한미 외교장관이 '담판'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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